무선 인터넷에 대한 투자가 SK텔레콤과 KT의 경쟁 속에서 확대일로에 있다. KT의 경우 2만8천개를 10만개의 접속점으로 만들고, SK는 연내 1만5천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무선인터넷을 즐겨 쓰는 노트북 사용자나, 스마트폰 이용자는 즐거운 한 때를 맞게 될 전망이다. KT 사장 말대로 ‘원더랜드’가 되길 희망한다. 이러한 희망 속에서도 걱정이 앞선다.
이런 변화는 네트워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서비스 품질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통신사업자의 수익구조는 투자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생각된다.
주니퍼네트웍스가 세계 220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인터넷 트래픽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트래픽은 매년 27%씩 늘어 2020년에는 월 16만 페타바이트(1메가바이트의 10억 배)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 트래픽의 17배나 된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만들어진 언어와 문장이 50페타바이트이니 이는 엄청난 양이라 할 수 있다.
이 많은 용량을 처리하기 위해 설비투자비만 매년 2천680억 달러, 운영비는 6천440억 달러나 든다. 반면 인터넷서비스 공급업체(ISP)들의 매출액은 4천250억 달러에 불과하다. 투자금액이 관련 산업의 매출을 추월하는 ‘인터넷 한계점(breaking point)’이 2014년에 일어날 전망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국가 전체의 인터넷 트래픽양을 진단하고, 거기에 맞추어 준비를 해야 한다. 국가와 기업, 사용자들이 다 같이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이른바 국가인터넷트래픽센터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반적인 네트워크 모니터링은 물론, 유사시 절체와 우회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통제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센터에서는 과거 2000년도에 ISP들의 협조를 받아 시범적인 서비스만 실시한 적이 있다. 그 당시는 트래픽의 양도 적었고, 기술력의 한계가 있어 1 기가바이트정도만 처리했다. 이제는 기술력의 향상으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악성 데이터 선별 등 실제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디도스 등 사이버공격에 실시간 대응하기 위해서도 인터넷트래픽센터가 필요하다.
2009년 7.7 디도스시에도 KT에서는 이상 징후를 알 수 있는 DNS 트래픽 데이터가 있었다. 여기서 인터넷의 트래픽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유발하는 공격도 처리할 수 있었다. 인터넷트래픽센터에서는 각 시도의 인터넷 속도에 대한 기상정보(웨더맵)을 보여 줄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이 사용하는 접속기기에 대한 QoS(서비스수준)에서도 정보를 제공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유무선을 포함한 인터넷 종량제 실시와 국가간의 인터넷정산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실시되지 않으며, 중국과 미국과의 타협으로 국가간 인터넷 정산제 논의 자체가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다.
인터넷 트래픽 점검은 전력의 사용량을 점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용자 과금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주체인 기업은 미래를 보고, 미래 통신망에 적극 투자를 해야 한다. 아울러 망 사업자 전체가 참여하는 국가적인 모니터링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사용자는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한다는 과거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사용 방법을 준수하고, 중요한 자원을 아껴 사용해야 한다. 또한 정보보호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교육과 정보 습득에 나서 악성 바이러스에 의한 악성코드 공격으로부터 해킹, 분산서비스거부, 스파이웨어, 보이스 피싱에 의한 금융사기, 개인정보 보호 유출, 악성 댓글과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등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전력이 나가는 정전을 블랙아웃(BLACK OUT)이라고 한다. 초고속인터넷 시대에 인터넷의 속도가 늦어져 차차 꺼지는 브라운아웃(BROWN OUT, 회선 속도 급감)이 생기지 않기를 진정으로 기원한다.
/서재철 한국인터넷진흥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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