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 표류 끝에 첫 통합 회의 '입장 차 커'

논란 속에 표류하던 진보대통합을 위한 연석회의가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사회당 안효상 대표를 비롯해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김세균 진보교연대표, 시민회의 이학영 YMCA전국연맹사무총장, 전농 측에 김경순 전여농회장이 참석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정당 대표자들의 모두 발언은 그들의 다른 입장만큼이나 달라 이후 연석회의가 추진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진보대통합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양당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역사의 흐름이 통합과 연대의 방향으로 첫 회의를 통해 진보대통합이 더욱 속도를 내 추진되기를 바란다"면서 "연석회의가 내실있게 되기 위해 통합의 중심 축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양당 간 통합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심축이 통합될수록 새로운 진보정당의 상을 만들기 쉬워질 것"이라며 "관심 있는 분들이 양당 통합을 되도록 지지하고 격려하고 함께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과거 분당 이전의 민주노동당에 대해 "과거 진보정치 세력은 한국 정치 사회에서 서민의 희망이고자 각자 영역을 만들고 집을 지었으나 시간이 지나서 보니 제대로 햇볕이 들어오는 남향집이 아니라 산비탈에 위치하고 그늘이 져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신 조 대표는 새로운 집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문제는 이를 위한 선결 조건일 수는 없다. 하나의 평가지점을 확인하고 이 평가는 미래를 위해 모두가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석회의의 논의 속도에 맞춰 당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사회당 안효상 대표는 새로운 사회적·대중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지금 새로운 시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진보의 위기가 왔다"고 진단하면서 "비정규직·청년·여성, 삶의 터전에서 쫒겨난 철거민, 인간으로부터 소외된 자연을 세력화할 때만이 진보정당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