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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삼성·LG 냉장고 반덤핑 조사…향방은?


내년 4월 최종 판정 결과에 따른 다른 가전제품으로 확전 가능성

[박웅서기자]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에 덤핑 예비판정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풀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월풀의 제소가 실제 덤핑 판정으로 결론날 경우 향후 세탁기 등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우리 정부에서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美무역위, 삼성·LG 냉장고 덤핑 판매 예비판정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덤핑판매 소지가 보인다'며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의뢰한 덤핑제소에 따른 것으로, 월풀은 지난 3월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장고를 덤핑 판매했다며 미국 상무부와 ITC에 제소한 바 있다.

ITC는 월풀이 제기한 문제들 가운데 한국 정부의 신성장동력 분야 지원이 상계 보조금 지원과 같은 효력을 주는지 여부에 대해서 조사하기로 했다.

반면 금융위기 때 한국정부 경기부양책이 보조금으로 작용했고, 협력부품업체들이 정부보조금 혜택을 받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보조금 승계됐다는 주장은 기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시장 진출로 월풀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을 월풀 제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 시장 점유율 40%까지 육박했던 월풀 냉장고는 지난해 8~9%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 이에 반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26%와 1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LG "자신있다"…우리 정부도 "적극 대응"

월풀은 두 업체가 한국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이나 보조금을 받고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지를 조사해 상계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수출품에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 수입국이 경쟁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부과하는 누진관세를 말한다.

또 이와 함께 한국산은 34~62%, 멕시코산은 27~183%의 반덤핑 과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이 없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월풀에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반덤핑 과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하는데, LG 제품이 월풀보다 오히려 5~10% 비싸다"며 "상계관세와 반덤핑 과세가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에는 냉장고가 포함되지 않을 뿐더러 보조금도 받지 않고 있다"며 "ITC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월풀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월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 정부 역시 발벗고 나서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올해 제1차 한·미 정례 통상협의회에서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 개시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식경제부 역시 향후 판정 결과를 보고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경부 성장동력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및 기업, 우관기관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TF에는 지경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 정부부처와 삼성전자·LG전자ㆍ대우일렉트로닉스 임원, 산업은행ㆍ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무역보험공사 임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전분야에 대한 미국의 제소는 지난 1986년 컬러TV 브라운관 제소 이후 처음"이라며 "또 가전에 대한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동시에 제소한 것은 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업계에 상계가능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정부가 육성·지원한 다양한 산업분야로 제소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냉장고 제품뿐 아니라 드럼세탁기 등 다른 가전 제품으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ITC가 내년 4월 한국 냉장고에 대해 덤핑 판매로 최종 판정을 내릴 경우 월풀이 세탁기, 에어컨 등 다른 가전제품에도 비슷한 제소를 걸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월풀이 삼성·LG 제품과 비교해 디자인이나 성능적인 면에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력 개선 등의 노력 없이 시장 지배력만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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