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 최근 보청기를 구입한 김모씨(남.65세)는 보청기 착용이 영 불편하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소리가 크게는 들리지만 또렷하지 못하고 귓속에 왕왕 맴돌아 정확하게 알아듣는 것이 여전히 어렵기 때문.
김씨는 "전화통화라도 하게 되면 울리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보청기가 소용이 없다"며 "모처럼 자녀들이 신경 써서 맞춰준 것이라서 차마 내색은 못하겠고 불편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보청기를 구매해 이용하는 사람들 중 김씨와 비슷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손실된 청력 보전을 위해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정작 주변 소음과 뒤섞여 대화상대의 말소리가 불분명하게 들린다거나, 소리가 조금만 작아지면 들리지 않다가 조금 커지기라도 하면 왕왕 울리거나 하는 문제들이 종종 발생한다.
◆단순히 소리크기 개선, 신경성난청에 도움 안 돼
노화나 질병, 각종 소음에의 지속적인 노출 등의 원인으로 달팽이관 속 신경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것을 '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도 신경성 난청에 속한다.
달팽이관의 신경이 손상될 때에는 고음을 담당하는 영역부터 진행되기 시작한다. 보통 사람들의 말소리가 고음역대에도 분포돼 있기 때문에 난청이 오기 시작하면 상대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난청환자들에게는 큰소리보다 보통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잘 들리기도 한다.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순차적으로 들려줄 경우 일반적인 사람은 소리를 차츰차츰 커진다고 느끼는 반면, 난청환자는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다가 어느 순간부터 엄청나게 큰 소리로 들리게 된다. 난청이 있을 경우 소리의 크기를 조절해 주는 달팽이관 신경세포가 손상돼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청기는 단순히 기존의 소리를 증폭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청력상태에 따라 소리를 키워주기도 하고, 압축해서 잡아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또 말소리와 주변소음을 구분해 소음은 줄여주고 말소리는 또렷하게 들리도록 해줘야 한다.
◆내 귀에 적합한 맞춤형 보청기 찾는 방법은?
보청기의 종류는 귓속형부터 귀걸이형, 주머니형이나 안경형까지 형태도 다양하고 적게는 수십 만원부터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보청기를 사용하는 대상이 주로 노인층이기 때문에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지 않고 막연하게 주위의 권유나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저렴한 것만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보청기 구매는 자칫하면 고가의 비용을 들이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 귀에 꼭 맞는 보청기를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보청기 관계자는 "보청기는 청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고가의 제품이고 착용기간도 길기 때문에 설계에서 사후관리까지 모든 서비스가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직영매장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청기는 청력의 손상도나 손상위치 등에 따라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설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제품에 이상이 있을 경우 당장 활동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신속하게 A/S의 여부도 중요하다.
특히, 신경성 난청의 경우 자동으로 소리를 인식하고 식별해주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사용해야만 하는데,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고 전문 청력사가 없는 곳에서 보청기를 구매하면 시간과 비용을 모두 허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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