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하던 두 기업이 한꺼번에 비상하고 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얘기다.
계기는 LTE라는 4세대(4G) 이동통신 신기술이다. LG유플러스가 사활을 걸고 LTE 조기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것 만큼이나 LG전자 역시 LTE용 스마트폰 신제품 '옵티머스LTE'를 내세워 기세 몰이에 나선 것.
29일 제조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옵티머스LTE는 지난 25일 기준 20만대 개통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날 기준 26만명의 LTE 가입자를 모았다. 하루 개통수치도 만만치 않아 두 회사의 동반 기록 행진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특히 LG전자 옵티머스LTE의 판매 호조는 '형제'인 LG유플러스의 힘이 컸다. LG유플러스 측에 따르면 이 회사의 26만 가입자 중 17만명이 LG전자의 옵티머스LTE 폰을 선택했다. LG전자가 전체 판매한 20만대 중 85%가량이 유플러스를 통해 개통된 것. 유플러스가 집중적인 옵티머스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다.
◆전체 판매량 85%, LGU+가 도맡아
LG전자는 '라이벌'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 아이폰에 대항해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동안 그다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자존심을 구겨왔던 상황이다. 이는 고스란히 재무 상황에 반영돼 6분기 연속 휴대폰 사업 적자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옵티머스LTE를 출시한 지난 10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0월 한달간 휴대폰 사업에서 적자행진을 끊고 영업 이익을 냈다. 비공식 집계로 6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는 LG유플러스의 공이 크다. LG유플러스는 옵티머스LTE 총 판매량의 85%에 달하는 17만대를 팔아치우며 LG전자에 기여했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보다 한템포 빠른 'LTE 마케팅'을 보였기 때문인데, 최대 75Mbps에 이른다는 LTE 속도마케팅이나 전국망 구축에 대한 비전 제시 등에서 SK텔레콤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LG유플러스로서는 3G라 일컫는 WCDMA 망 대신 2.9G 수준인 CDMA-EVDO 망을 쓰고 있어 일반 스마트폰 유통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4G LTE로 시장 판도를 바꿔야 하는 다급함이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지난 25일 LTE 전략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가 만년 3위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적어도 LTE만큼은 그같은 인식에서 벗어났다"면서 "고객들이 4G는 유플러스가 낫다는 인식을 드디어 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LG유플러스의 다급함과 LG전자의 절박함이 상승효과를 내 LTE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이미 가입자 30만을 넘어섰지만 LG유플러스의 분발이 LTE 시장 조기 확대를 앞당기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당 보조금 56만원 넘겨…보조금 과열 우려
다만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동반 분발이 '보조금'이라는 수단에 의해 발현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폰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LTE HD'폰은 약 35만원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할인과 단말할인을 제외하고도 지급되는 수치여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LG전자의 옵티머스LTE 단말은 LG유플러스를 통해 약 51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입비(2만원상당)와 보증보험료(3만원상당)도 면제해줘 55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영업전략 담당 임원은 "시장이 다소 과열상태인 것은 맞다"면서 "LTE 시장 초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곧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업계 전문가는 "4분기 실적이 나오면 보조금을 얼마나 집행했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12월을 지나 졸업입학 시즌인 1, 2월이 되면 마케팅비용(보조금)은 늘면 늘었지 줄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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