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콘텐츠를 유통하는 측면에서 인크로스만한 역량을 가진 회사는 어디에도 없다고 봅니다."
인크로스는 콘텐츠가 유통되는 시작부터 끝까지 다양한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체다.
단말 및 서버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며 콘텐츠 유통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기는 광고시장에 들어갈 광고까지 미디어렙사를 통해 직접 운영한다.
때문에 인크로스가 하는 업무영역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인크로스는 지난 2010년 11월 모바일 솔루션 기업인 이노에이스와 합병을 통해 연 매출 약 900억원의 모바일 기반 종합 서비스 운영업체로 거듭났다.
지난 11일 서울대 연구공원 내 자리잡은 R&D센터에서 만난 인크로스 정상길 콘텐츠사업본부 본부장은 "서버 플랫폼, 단말 솔루션, 광고 사업 등 인크로스의 모든 사업 역량이 마지막으로 귀결되는 곳이 콘텐츠 부문"이라며 "개발·마케팅·광고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콘텐츠 사업부문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크로스는 티스토어를 중심으로 국내 안드로이드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30개국 90여개 개발사에서 확보한 약 1천여종의 게임을 유통하고 있다.
정상길 본부장은 "실제로 의미 있는 매출을 내는 콘텐츠는 전체 마켓에서도 상위 10% 정도이기 때문에 외국 게임사들도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현지화의 중요성을 점차 실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컴퓨터하드웨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의 게임 등이 인크로스를 통해 국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글로벌 안드로이드마켓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제도가 오픈마켓 게임에 한해서는 면제되도록 개정된 이후 지난 11월서야 문을 열었다. 게임법이 국내 콘텐츠 시장을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시켰다는 원성을 듣긴 했지만 그 사이 인크로스 같은 탄탄한 역량을 갖춘 콘텐츠 유통 기업이 시장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글로벌 안드로이드마켓을 빼고는 로컬에서 안드로이드마켓이 이 정도 규모로 성장한 지역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구글의 경우 현지화 관련 정책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다운로드를 받더라도 이용자의 단말기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콘텐츠를 올리는 과정에서 검수도 하지 않죠. 이용자 입장에선 콘텐츠를 찾기도 힘들고 찾아서 다운로드를 받더라도 실제 실행에 문제가 생기면 속은 듯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화 과정 없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직접 출시하는 게임과 인크로스 같은 현지 배급사를 거쳐 로컬 안드로이드마켓에 내놓는 게임 사이에는 매출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상길 본부장의 주장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한글화가 된 게임과 북미 쪽에서 바로 등록한 게임은 성과 자체가 다릅니다. 글로벌 마켓은 아직 티스토어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이미 티스토어 가입자가 1천만명이 넘었습니다. 개발사의 경우 비용 발생 대비 효과가 높은 곳을 찾아가기 때문에 글로벌보다 로컬 마켓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인크로스 콘텐츠 부문 매출은 90% 이상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나온다. 쏠림현상이 심한 편이다.
정상길 본부장은 "앱스토어의 경우 단말기가 단일화돼 최적화 과정이 필요없다"며 "OS별, 단말기별로 제각각 대응해야 하는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퍼블리셔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개발사들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집니다. 애플 앱스토어는 대응해야 할 단말기 수도 적고 운영체제가 단말기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비용이 제일 적게 드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최적화 외에도 한글화, 부분유료화 수익설계, 결제수단, 게임서버 운영, 마케팅 등의 다양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또 안드로이드마켓과 앱스토어의 콘텐츠 유통사를 별도로 둘 경우 마케팅이나 가격 정책 단일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죠. 인크로스 입장에선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확보한 기반을 바탕으로 앱스토어 매출도 늘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크로스가 합병한 이노에이스는 SK그룹 계열사였다. 정상길 본부장은 "SK텔레콤과의 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향후에도 SK플래닛과 안정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크로스 콘텐츠 부문 매출 비율을 놓고 보면 아직 기업간 거래(B2B)가 소비자 대상 거래(B2C)보다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결국 승부는 B2C에서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원래 모바일 부문 강자에, 온라인 개발사까지 더해져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게임로프트, EA, 그루, 로비오 등 해외 개발사와 퍼블리셔까지 더해져 한국 시장은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상길 본부장은 "국내 사업은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핵심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연내 일본·미국 시장에 진출해 인크로스를 콘텐츠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퍼블리셔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크로스가 내세우는 강점은 50여명으로 구성된 콘텐츠 부문 외 다른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다.
"'B2C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선 먼저 킬러 콘텐츠를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건 똑같은 게임을 어느 회사가 잘 팔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선 게임을 잘 만드는 것보다 마케팅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올리면 하루도 안 돼서 이용자들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게임이 부지기수입니다. 콘텐츠를 출시한 이후 어떻게 프로모션 할 것인지, 게임을 잘 팔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 회사가 향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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