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났다' SKT vs KT, 세번째 '통신사 더비'

[허준기자] 인기 프로게임단 SK텔레콤T1과 KT롤스터가 프로리그 우승컵을 놓고 승부를 겨룬다. 09-10 시즌, 10-11 시즌에 이은 세 시즌 연속 결승 격돌이다.

SK텔레콤과 KT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 시즌1 최종 결승전을 치른다. SK텔레콤은 정규시즌 1위로 결승에 직행했고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KT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걸쳐 결승티켓을 손에 넣었다.

SK텔레콤과 KT는 통신사 라이벌답게 e스포츠에서도 우위를 논하기 힘든 라이벌 팀이다. 두 팀 모두 세 시즌 연속 최종 결승전에 출전하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매 경기마다 경기장 좌석을 꽉 채울 수 있는 e스포츠 대표 인기구단이다.

지난 두 시즌 결승전에서는 KT가 웃었다. KT는 에이스 이영호를 앞세워 SK텔레콤을 압살하며 두 시즌 모두 최종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항상 결승전 무대의 주인공은 KT였고 SK텔레콤은 그 모습을 씁쓸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SK텔레콤이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KT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결승에 오르는 동안 충분히 휴식도 취했고 전략을 가다듬었다.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오로지 8일 경기만을 위해 수백번의 연습경기를 치렀다.

김택용, 정명훈, 도재욱 등이 이미 출격 준비를 마쳤다. 박용운 감독은 결승전에 기용할 깜짝 놀랄만한 선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준비한만큼 지난 두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KT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KT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이기는 법을 체득했다. 지난 시즌에도 KT는 6강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SK텔레콤의 결승 파트너가 됐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KT는 지난 시즌을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의지다.

KT의 '믿을 구석'은 저그 트리오다. 정규시즌에서 저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저그들은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저그 고강민과 김성대, 임정현은 포스트시즌에서만 11승(3패)을 쓸어담으며 팀을 결승에 올려놨다. 결승전 상대가 막강 프로토스 라인을 갖추고 있는 SK텔레콤이기 때문에 저그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KT에게는 꼭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도 있다. 바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영웅' 박정석에게 은퇴선물을 안기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 함께한 선배 프로게이머 박정석의 마지막을 준우승으로 장식할 수 없다는 것이 KT 선수단의 각오다.

SK텔레콤T1 박용운 감독은 "KT가 올라와서 지난 두시즌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세번의 실패는 하지 않겠다. 철저하고 세심하게 준비해 완벽한 경기력으로 우승컵을 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T롤스터 이지훈 감독은 "또다시 결승에서 SK텔레콤을 만나서 지루해 하시는 팬분들이 많다"며 "결승전 다운 좋은 경기력으로 팬분들께 멋진 결승전을 보여드리겠다. 포스트시즌의 기세를 이어가 반드시 3회 연속 우승 기록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T1과 KT롤스터의 최종 결승전은 8일 오후 6시부터 게임전문방송 온게임넷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