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모바일메신저 틱톡 내 '구름' 서비스에 음란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다.
'구름'은 일종의 모바일메신저 안의 개인 홈피로, 태그를 통해 사진·영화·인테리어 등 자신의 관심사를 나타내면 이를 검색한 사용자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를 맺을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지난해 말 서비스를 시작한 뒤 90만개의 구름이 개설됐고 월 기준 페이지뷰(PV)가 2억 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곳에서 음란 대화와 이미지, 동영상 등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19일 현재 틱톡 구름에서 '야O', '노O', '대O' 등 성(性)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구름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섹X', '조건만남', '폰X', '자X' 등의 단어는 하루 전까지 검색됐으나 지금은 검색이 제한된 상태다.
그러나 검색 제한 단어는 일부에 해당한다. 이용자들은 파생 키워드를 만드는 등 검색 제한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 결과로 나온 구름에는 낯뜨거운 이미지가 여과없이 보여진다. 자기소개하는 란에는 '17남', '16녀', '야톡하실분 구함', '영상 O사 팔아요, 친절상담'이라는 태그를 달아놓는다. 이 곳에선 비밀댓글을 통해 조건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음란 이미지나 동영상을 50장에 5천원, 15분에 5천원 등 현금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하는 이용자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말 그대로 온라인 상 음란 채팅사이트가 모바일로 이동한 셈이다.
틱톡이 10~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다. 이러한 음란 게시물을 올리거나 이미지를 주고 받을 때 성인인증 절차가 없어 누구나 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 있다.
현재 틱톡이 조치한 방법은 금칙어 설정과 모니터링을 통한 30일간 사용제한이다. 아직 신고하기 기능은 적용하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점은 기존 온라인 포털에서도 존재해왔다. 온라인 포털의 경우 성인 관련 키워드나 이미지를 검색할 때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 노출한다. 또 수년간 쌓은 운영노하우를 통해 청소년 유해 콘텐츠를 차단한다.
그러나 모바일 메신저나 채팅 앱의 경우 서비스 특성상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고 성인인증 수단도 갖추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또 개인간 오가는 대화의 경우엔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기술도 없고 처벌도 어려워 단속 및 관리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오픈 콘텐츠의 특성상 이같은 문제점은 기존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있었지만 이 같은 경우는 운영 노하우의 문제"라며 "보다 적극적인 필터링이나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 관계자는 "몇 개월 전부터 유해 콘텐츠를 올리는 이용자를 모니터링하고 수위가 심하면 경고 및 이용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금칙어 리스트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지만 검색어에 따라 이를 비껴가는 것은 막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SK플래닛 인수 후 네이트닷컴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고 금칙어 리스트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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