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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나만의 영화관이…" HMD 신세계


소니 'HMD-T1' 쓰고 '나니아 연대기' 보니…

[박웅서기자] IT업계에서 '안경'이 주목받고 있다. 안경처럼 착용하는 전자기기로 사용자의 눈 바로 앞에 화면을 띄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것. 이런 제품들을 보통 'HMD(Head Mounted Display)'라 일컫는데, 말 그대로 머리에 쓰는 화면을 뜻한다.

소니 'HMD-T1'은 그동안 여러 제조사들이 내놓은 제품들 중 단연 돋보이는 모델이다. 국내 미출시 모델이라 소비자 입장에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지난 2011년 9월 열린 독일 'IFA'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으니 벌써 1년이나 됐다.

소니 'HMD-T1'을 직접 사용해봤다.

◆SF영화에서 본 것 같은 '미래형' 디자인

"왠지 내가 오타쿠가 된 거 같애, 어? 근데 엄청 좋다!"

제품 성능을 불신하던 기자의 지인이 이 제품을 써보고 한 말이다. 이 지인은 제품 착용 후 그 자리에서 영화 한편을 모두 감상해 버렸다.

소니 HMD는 사실 안경보다는 '모자'에 더 가깝다. 겉에서 보면 날렵한 타원형 디자인으로 SF 영화 같은데서 많이 본 듯한 세련된 디자인이다.

HMD는 착용 형식에 따라 안경형과 고정형으로 나뉘는데 소니 제품은 고정형이다. 때문에 착용감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이 제품의 성격은 여기서 분명해진다. 소니 HMD는 여기저기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정용'이다.

◆착용법, 머리에 쓰고 조여라!

착용법은 간단하다. 머리에 쓰고 머리 위와 뒤쪽을 고정시켜주는 끈을 조이면 된다. 끈 길이는 충분히 조절 가능해 기자처럼 머리가 큰 사람도 얼마든지 착용할 수 있었다.

소니 HMD는 3D 기능을 지원한다. 사람마다 눈의 위치가 다른 점을 고려해 양쪽 눈의 화면 위치를 조절해 3D 입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을 착용하고 기기 아래쪽을 손으로 만져보면 양쪽으로 조절 레버가 있다. 제품에 내장된 오픈형 헤드폰 역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팁 하나. 착용을 완료해도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면 의자나 소파, 침대에 살짝 기대보자. 바로 그 자세가 소니 HMD의 가장 올바른(?) 사용 자세다.

◆750인치 화면…"영화관이 따로 없네"

HMD는 업체별로 용도가 조금씩 다르다. 소니 HMD는 영화 감상과 게임에 특히 적합하다.

소니는 이 제품과 관련해 "20미터 거리에서 750인치 3D 화면을 보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니 일반적인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얼추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소니 HMD를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연결해 봤다. '나니아 연대기:새벽출정호의 항해'를 재생했는데, 영화관에 혼자 앉아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소니 HMD는 두개의 OLED 패널을 사용하는데, 확실히 노트북보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연결했을 때 화면이 더 선명했다. 내장형 헤드폰은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재생한다. 오픈형이지만 생각보다 외부 소음은 적었다.

조작을 위해 손을 더듬어가며 리모컨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일단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연결되면 소니 HMD에서 영화 재생, 정지, 빨리 감기, 음량 등을 바로 조작할 수 있다.

◆집 안에서는 '우수'…갖고 다니긴 어려워

'소니 HMD를 가지고 다니면서 쓰면 얼마나 좋을까?' 제품을 사용해보고 기자가 가진 생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점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니 HMD에는 기본적으로 '트렌스퍼'가 따라붙는다. 셋톱박스 정도 크기의 트렌스퍼는 HMD를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다른 입력기기와 연결할 때 꼭 필요하다.

쉽게 설명하면 '소니 HMD-트렌스퍼-블루레이 플레이어' 이렇게 세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국내에선 한 단계가 더 추가된다. 소니 HMD는 아직 국내 출시 되지 않아 트렌스퍼가 일본식 110V 전압을 사용한다. 때문에 변압기가 필요하다. 이쯤 되면 이동성은 포기해야 한다.

유선 연결만 가능하다는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복잡하게 늘어놓은 선들을 보면 머리가 꽤 아프다.

물론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국내 미발매'라는 점일 것이다.

◆미래 발전 가능성은?

소니 HMD 차기작에 대해 기대하는 점은 역시 '이동성'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국내 정식으로 출시되면 변압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스퍼와 무선 연결은 소니가 풀어야 할 숙제다. 어차피 가정용 기기라면 트렌스퍼가 하나 더 있는 건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무선 연결이 가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편리할 것 같다.

착용감도 제품 소형화 및 경량화가 이뤄지면 지금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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