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인 최경환 의원이 7일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비서실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는 점에 대해 가슴깊이 사죄드리면서 그 모든 책임을 제가 안고 떠나고자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많은 분들의 비판과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후보를 아끼고 당을 사랑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박 후보를 가장 가까이 모셔온 참모이자 비서실장으로서 무엇이 당과 후보를 위한 길인지 깊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고,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그 책임을 안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의 비서실장직 자진 사퇴 결단은 최근 불거진 당내 '친박 핵심 2선 후퇴론'과 무관치 않다.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는 현영희 의원,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을 둘러싼 '돈 추문'이 이어지고 박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대선 필패' 위기감이 작용, 인적 쇄신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였다.
특히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을 필두로 당내 일각에서 최 의원을 비롯한 후보의 핵심 측근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친박 핵심 2선 후퇴' 요구가 불거진 상황이다.
결국 최 의원은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박 핵심'으로 지목된 자신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이제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우리끼리 '네 탓, 내 탓' 할 시간이 없다"며 "저 최경환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을 끝내 달라"고 호소했다.
최 의원은 "우리가 무슨 자리나 차지하자고 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친박이니, 핵심 측근이니 하는 분열적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나는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솔직하게 돌아보자"며 "우리 안에 방관자적 태도, 나약한 패배의식이 있다면 오늘로 훌훌 털고 일어나자.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 함께 뛰어 보자"고 덧붙였다.
최 의원의 이 같은 결단으로 당내 '친박 핵심 2선 후퇴론'이 잦아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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