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국내 최초 편의점 폰'으로 세상에 알려진 '프리피아'는 선불 이동전화 사업을 하는 업체다.
선불폰 사업을 하지만 다른 업체들과 달리 이동통신 사업자로 부터 이통망을 빌린 것(MVNO)도 아니다. 휴대폰을 개발, 판매하지만 휴대폰 제조사도 아니다.
이 업체의 '아리송한' 사업 모델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개포동에 위치한 프리피아 본사를 찾았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10여명의 직원들이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 11월29일 출시된 '세컨드'는 편의점(세븐일레븐)에서 8만4천9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피처폰으로 이동통신사 관계없이(LG유플러스 제외) 선-후불 유심만 끼우면 사용할 수 있다.
그간 고가의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장기 약정, 높은 통신비로 요약할 수 있었던 이동통신시장에서 '세컨드'는 저가의 휴대폰, 무약정, 저렴한 통신비를 특징으로 하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박 사장은 휴대폰 단말 자체보다는 '세컨드'를 구매할 때 같이 제공하는 SK텔링크 '7모바일' USIM(유심)이 사업모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본 1만원의 충전액을 제공하는 이 유심은 온라인 홈페이지, 스마트폰과 QR코드를 통한 무선 인터넷 접속, 전화통화로 개통한 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선불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절차다. 충전액을 소진한 후에는 신용카드, 전용계좌, 계좌이체, 선불카드, ARS 등으로 요금을 충전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물론 '세컨드'에 일반 이동통신 유심을 삽입해도 이용할 수 있다.
"3년전부터 선불폰 시장이 성장할 거라고 보고 사업을 준비했어요. 휴대폰이 중심인 것처럼 강조됐지만 사실 이 사업의 핵심은 '유심'입니다. 올 초에 SK텔링크의 MVNO를 바탕으로 서비스하기로 결정하고 휴대폰을 개발했습니다. 세븐일레븐에는 유통을 부탁했죠. 단말기는 말하자면, 선불폰 사업 확대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입니다. 고객들이 선불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박 사장은 초저가의 이 휴대폰의 마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리피아를 통해 선불 서비스의 가입자가 늘면 SK텔링크로부터 일정 부분 수익을 받는다.
'세컨드'는 세븐일레븐에 출시된 지 5일만에 벌써 400여대가 판매됐다. 선불 가입자도 400명을 모집한 셈이다.
다른 선불폰은 직접 고객이 찾아가야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지만 프리피아는 온라인, 스마트폰, 전화 등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유심 인식 기술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대포폰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개인정보 인증 절차를 보강했다.
그는 '세컨드'가 지난 5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단말기 자급제란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점 이외의 유통채널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해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로 국내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박 사장은 "자급제가 활성화되려면 저렴한 폰이 시장에 다양하게 출시돼 이동통신 단독개통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선과제다"라며 "국내 다른 제조사들의 폰은 20만원이 넘어 선뜻 사기가 어렵지만 '세컨드'는 10만원 이하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리피아는 기존 선불폰 사업에 그치지 않고 광고 모델을 접목한 전화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프리피아의 광고 배너를 띄어놓은 고객에게 선불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 서비스 및 기술도 특허 출원 중이다.
"프리피아는 '선불에 관한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선불 시장 활성화에 일정부분 기여했으면 하는 게 바램이랄까요. 통신비 절감이 고객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세컨드'를 A/S 받으려면 프리피아 본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이용하면 된다. 1년 내에는 무상A/S가 가능하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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