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 외관 치명적 흠집에도 '외면'

[김현주기자] 애플의 애매한 제품 교환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관적인 기준으로 '웬만한' 아이폰5 흠집에 대해서는 교환해주지 않기로 한 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

13일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송모씨는 지난 10일 아이폰5 박스 개봉 직후 흠집이 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이동통신사와 애플코리아에 교환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KT를 통해 아이폰5를 예약했으며, 박스를 개봉하지 않은 제품을 지정한 대리점에서 받아왔다. 예약 가입자가 몰려 개통이 지연되는 상황이어서 현장에서 개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귀가 후 박스를 개봉하고 아이폰5를 꺼낸 순간 옆면이 거칠게 갈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외관 알루미늄 부분에 찍힌 자국이 있는 아이폰5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과, 이 같은 사유로 애플이 제품을 교환해주지 않는 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그 때문에 미국 애플 본사의 필 실러 부사장이 해명까지 했기 때문.

송씨는 "알루미늄 얼룩 정도는 감안하려고 했는데 측면 전체가 닳아있는 완전히 잘못된 제품을 받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송씨는 KT와 애플코리아 지정 센터를 방문해 제품 흠집을 알리고 교환을 요청했지만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자체 확인 결과 KT,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는 제품 기능 이상이 아닌 아이폰에 대해서는 교환 및 환불을 해주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치명적인 기능적 결함이 드러난 게 아니라면 아이폰5를 교환해주지 못한다는 정책이 있다"며 "(송씨의 사례와 같은) 제품 결함은 애플의 소관이어서 그 쪽에 문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누가봐도 심각하다고 생각할 만큼의 외관 손상'이 아니고서는 교환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송씨의 사례에 대해서 애플측은 "딱히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각한'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애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애플이 아이폰5 외관상 흠집에 대해 교환 및 환불 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아이폰5 구매자들의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애플은 자사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구매한 고객에게는 좀 더 유연한 교환, 환불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아이폰5 흠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구매 후 15일만 경과하지 않았으면 자체적인 기준을 적용해 교환 및 반품해주고 있는 것.

송씨는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다가 꿈에 부풀어 아이폰5를 구매했는데 낭패를 봤다"며 "다시는 애플 제품을 사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