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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냐 분배냐'…통신사들 '배당' 딜레마


고배당 '잔치' 지적 vs '낮은 주가 방어 위해선…'

[강은성기자] 통신3사가 2013년에도 높은 배당을 유지하기로 했다. 배당금이 높으면 해당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그 회사의 이익이 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보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기준으로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급락한 가운데 이같은 고배당 정책을 취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낮은 주가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기업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배당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연간 실적발표를 마무리 한 SK텔레콤과 KT의 2013년 배당금이 정해졌다.

SK텔레콤은 주당 8천400원의 배당을 한다고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 5일 실적발표에서 주당 9천400원(보통주)으로 전년보다 1천원 오른 배당을 하겠다고 언급했으나 8일 공시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을 하겠다고 최종 공지했다. 시가 배당률은 5.3%다.

KT도 보통주식 1주당 2천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지난 해 배당과 동일하며 시가 배당률은 5.2%다.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배당금을 공지하지 않고 '순이익의 30% 수준을 배당하겠다'고만 실적발표를 통해 언급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 해 주당 150원을 배당했는데, 이같은 언급에 따라 올해는 주당 200원 가량을 배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익 '반토막' 났는데 고배당 '잔치?'

통신회사는 지난 2012년 그야말로 '보릿고개'를 넘었다. 예상보다 빠른 LTE 확산 속도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비용을 들여 LTE망을 집중 구축해야 했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불을 뿜었다.

돈은 많이 썼는데 LTE 가입자는 2012년 하반기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연간 영업이익은 추락할 수 밖에 없었다.

SK텔레콤의 경우 2012년 연간 영업이익이 1조7천60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23.34% 감소했다.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2천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줄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1천268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54.6% 급감한 수치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3사는 영업이익이 이처럼 줄었어도 주주 배당금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5천854억원, KT는 4천874억원 가량을 각각 배당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순이익의 30%를 배당하기로 했다.

그나마 2013년에는 LTE 가입자 증가로 인해 통신사들의 예상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고 배당으로 인한 통신사들의 실적 악화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배당정책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의원(민주통합당)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통신3사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주배당 명목으로 배분되는데, 특히 이같은 배당의 혜택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절반 가까이 집중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배당정책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지만 3사의 해외자본 비율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0%를 넘을 정도로 높아 고배당으로 인한 수익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면서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낸 비싼 통신료로 이뤄진 이익을 외국 투자가들이 챙겨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올해도 이같은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는 한, 국민이 매월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는 통신요금이 높은 배당률을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가버리고 통신회사 역시 요금인하 여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배 의원은 이와 관련, "이동통신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배당률의 상한선을 두거나, 외국인 지분소유 제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 믿고 투자한 주주 '분배'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 대해 통신사들도 할 말은 많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지난 한해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추락했고 주가도 떨어졌다"면서 "올해 다소 회복이 예상된다지만 10년전 처럼 통신사들이 '이익잔치'를 벌이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성장가능성이 낮은 주가와 산업 성장세만을 보면 우리 회사(SK텔레콤)에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때문에 배당이라도 유지해 투자자들에게 (적은)이익이라도 분배하고 기업 가치를 '어필'해야만 하는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KT 관계자 역시 "통신주는 일명 '경기방어주'라고 해서 국내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도 통신주는 쉽사리 하락하지 않는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려도 통신주는 급등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져 더 많은 기술개발과 망 구축 등 설비투자 요인이 많은데 이익은 성장을 멈춘 상황이어서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유입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KT는 재벌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배당금은 모두 일반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니 더더욱 '분배'의 의미를 살리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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