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KT가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과잉 보조금 지급행위'를 언론에 고발했다.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의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해 사업자들에게 수차례 경고 조치를 내렸지만 먹히지 않고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자 스스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는 '방통위에 (과잉보조금에 대한)신고를 하려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말해 간접적으로 방통위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KT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이용자 차별적 보조금 지급이 도를 넘었다며, 정황증거들을 공개한 후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 세일즈기획단장 이현석 상무는 "(KT가 영업정지를 당한 직후)최근 10여일간 시장 과열 현상이 어느때보다 강도높게 지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일평균 번호이동자수는 3만6천700여건으로 대부분 KT에서 빠져나가는 고객의 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4일 월요일에는 주말에 밀렸던 번호이동 전산처리까지 겹쳐 단 하루에 11만6천명의 번호이동이 일어났다는 것이 이 상무의 주장이다.
그는 "주말에도 규제당국에 '지나친 시장 과열이 일어나고 있으니 보다 강력한 조취를 취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지만 경쟁사들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어제 저녁(5일 밤)까지 스마트폰 한대당 100만원을 웃도는 수수료가 지급되는 정황과 이로 인해 일일 번호이동이 4만6천건을 초과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하루 평균 번호이동이 2만8천90여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근의 이같은 현상은 '과열' 양상이라고 판단할 만하다.
특히 KT는 방통위로부터 20일간의 신규가입자모집금지 처분을 받아 지난 2월22일부터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순차적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난 이후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공격적인 가입자 확보가 이어진 것이다.
이현석 상무는 또 "KT의 영업정지를 경쟁사 대리점들이 노골적으로 '홍보'하면서 이를 겨냥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상도의'가 없는 것"이라면서 경쟁사 대리점들을 촬영한 사진 십수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KT 고객님들, 파격조건으로 모십니다' 등의 문구를 내건 SK텔레콤 및 LG유플러스 대리점이 다수 찍혀 있었다.
KT는 지난 1월7일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첫날 '편법영업'을 한다는 정황증거를 제시하며 이 회사를 방통위에 신고했다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과잉 보조금을 지급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방통위에 신고서를 접수하지는 않았다.
방통위 시장조사과 전영만 과장은 "6일 오후 현재 KT의 신고서가 접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현석 상무는 "(번호이동이 급증한)지난 주말에도 경쟁사 불법 영업에 대한 정황자료를 첨부해 방통위에 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방통위 측에서) '일단 상임위에 보고를 하겠다'고만 말했다"면서 사실상 방통위가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규제 당국이 여러차례 경고를 하고 사업자들에게 불법 보조금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사업자들이 이를 버젓이 무시하고 휴대폰 출고가를 웃도는 수수료를 대리점에 지급하면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면서 규제 당국이 보다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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