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해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델(Dell)이 상장폐지에 애를 먹고 있다. 새로운 인수 희망자들 때문에 자칫하면 마이클 델 회장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관측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델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이 당초 협력키로 했던 실버레이크 사모펀드가 아닌 다른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과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랙스톤과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면서 마이클 델과 실버레이크 연합의 델 인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이 델을 인수할 경우 마이클 카펠라스 전 컴팩 최고경영책임자(CEO)나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이 새롭게 델 수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러나 블랙스톤은 델의 CEO 교체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마이클 델 회장 또한 델 CEO 자리를 보장한다면 블랙스톤의 델 인수(바이아웃)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마이클 델 회장과 블랙스톤 간 협상이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델 측은 한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아직 마이클 델 회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블랙스톤이 현재는 마이클 델 회장의 CEO직 유지를 원하고 있지만 향후 세부 협상 과정에서 다른 인수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블랙스톤이 마이클 델 회장의 회사 지분 15.6%에 해당하는 45억 달러를 마련하면 그를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 신임 CEO로 거론됐던 마이클 카펠라스 전 컴팩 CEO나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도 새로운 델의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은 상장 폐지를 통해 주주들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엔터프라이즈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려 했지만 자칫 외부에서 이를 지켜보는 구경꾼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델, 실버레이크 아닌 블랙스톤과 협상 왜?
델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월6일 상장폐지를 통한 개인 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은 당시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함께 총 244억 달러를 들여 시장에 풀려있는 델 주식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수가격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델은 새로운 인수자를 모색해야 했다. 이때 등장한 주체가 또 다른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개인투자자 칼 아이칸이다. 이들은 주당 인수가를 각각 14.25달러와 15달러로 제시했다. 마이클 델과 실버레이크 연합이 제시한 13.65달러보다 높은 액수다.
마이클 델 회장은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 보다는 블랙스톤과 협상을 진행하는 편이 낫다고 보고 블랙스톤 측과 수 차례 만남을 가졌다. 마이클 델 회장은 자신이 델 지분 15.6%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CEO직을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양측의 합의 전이기는 하나 마이클 델 회장의 CEO직 유지는 확실시되고 있다. 블랙스톤이 CEO 교체를 원하지 않으며 마이클 델 회장 또한 자신의 CEO 자리가 보장된다면 블랙스톤의 델 인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하지만 마이클 델 회장은 아직까지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마이클 델 회장은 실버레이크 측에 블랙스톤과의 만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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