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24 재보선 승리로 국회에 등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이 26일 본회의에서 다시 만났다.
작년 대선 당시 야권의 대표 주자로 단일화 협상을 벌인지 약 6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날 두 의원은 반갑게 손을 맞잡았지만 처지는 확연히 달랐다.
재보선을 통해 새 정치의 발판을 바련한 안철수 의원은 단일화 난항 끝에 대선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며 대선 개표가 끝나기도 전 미국으로 도망치듯 출국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60%대 득표율로 승리하며 국민적 기대를 얻고 있다. 수도권에서 이 같은 득표율을 보이는 것은 여당 지지층들도 안 의원에게 한 표를 던졌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그의 확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안 의원의 생환과 함께 야권의 정치지형 또한 재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그의 주가가 높아지는 이유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가상의 '안철수 신당;이 현존하는 127석의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을 두배 가까이 앞서고 있고, 이는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안 의원이 이제 원내로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됐지만,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그에게 쏟아졌던 국민적 기대가 식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48%를 득표하고 패배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은 정치적 처지가 옹색한 상황이다.
대선 패배 후 자숙의 시간을 가져왔던 문 의원은 이후 당내에서 불거진 책임론에 휩싸였다. 얼마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문 의원과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선 책임을 명시했고,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문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문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부산 영도의 김비오 후보를 도우며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정치 거물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에 비해 김비오 후보는 역부족으로 보였지만, 김 후보가 선전한다면 이는 그대로 문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4.24 재보선은 김무성 의원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김무성 의원은 65.72%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고 민주통합당 김비오 후보은 22.31%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야성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던 부산 영도에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도 성사되지 못하면서 투표율 또한 낮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그대로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에 동참했던 문재인 의원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물론 지난 대선에서 큰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 의원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향후 야권의 재편이 이뤄질 경우 문재인 의원의 전면 등장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놓고 만났던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신분으로 손을 잡았다.
현재 정치적 처지는 다르지만 향후 정치권의 재편 과정에서 야권의 두 대표주자가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는 상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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