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이수영 OCI 회장 부부 등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명목상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영리 언론사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1차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개된 명단은 ▲이수영 OCI 회장(전 경총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동생)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 동생)과 장남 조현강씨 등이다.
이중 이수영 OCI 회장 측은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실을 인정했다고 뉴스타파 측은 밝혔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부인 이영학씨와 조욱래 DSDL 회장 및 장남 조현강씨는 뉴스타파 취재에 대한 답변을 미루거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버진 아일랜드 등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후, 회사명으로 해외 자금을 운용했다.
뉴스타파 측은 "이들의 자금 운용이 국세청을 통해 정당히 신고된 것인지, 탈세 목적인지는 불명확하며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와 ICIJ는 지난 4월말부터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은 모두 24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자료에 담긴 13만여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천여개 페이퍼 컴퍼니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확인된 245명 중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다. 이 가운데 차명대리인을 내세워 법인의 실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보통 한명이 1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지만 최대 5개 이상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245명의 한국인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는 1995년부터 2009년에 걸쳐 있었고 2007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설립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와 ICIJ는 페이퍼 컴퍼니 설립 후 해외 자금 운용을 한 재계 명단을 매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245명 중 본인확인을 마친 명단은 20여개라고 밝히기도 했다.
뉴스타파 측은 그러나 ICIJ와의 협약 등을 이유로 전체 명단을 국세청과 공유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 게 반드시 조세포탈 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사실여부 확인 및 명단 공개에 따른 논란 등 파장도 우려된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