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미국 정부의 민간인 사찰 활동을 폭로한 사람은 올해 29세인 에드워드 스노든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노덴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방위산업체인 부즈 앨런 해밀턴에 몸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의 사찰 활동을 공개하면서 충격을 안겨준 사람은 한 때 CIA에서 일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부즈앨런 해밀턴에 몸담고 있는 스노든은 4년 전부터 외부 계약자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하고 있다.
가디언은 스노든의 요청에 따라 신원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노덴은 이날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숨을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나 대신 미국 정부 활동에 관심 가져달라"
가디언에 따르면 스노든은 미국 정부의 불법 사찰 활동 증거가 담긴 문건을 넘기면서 "이 행동 때문에 고통을 겪게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있는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비밀스런 법률 연맹이 폭로되기만 한다면 난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신원을 공개하면서도 언론들이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사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언론들은) 내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한 행동에 대해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불법 사찰 활동을 폭로하기 전까지만 해도 스노든은 하와이에서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20만 달러란 적지 않은 연봉을 받았으며,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스노든은 "미국 정부가 프라이버시를 파괴하는 것을 용납하는 걸 내 양심이 허락치 않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기꺼이 희생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사실과 함께 스노든이 어떤 경로로 '프리즘'이란 미국 정부의 사찰 활동을 폭로하게 됐는 지 소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노든은 3주 전 '프리즘' 프로젝트를 폭로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일하고 있던 하와이 NSA 사무실에서 폭로하기로 결심한 문건들을 복사했다. 그런 다음 간질 치료를 이유로 몇 주간의 휴가를 받아냈다. 함께 생활하던 여자 친구에게도 몇 주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홍콩에 머물면서 상황 주시
스노든은 지난 20일 홍콩으로 간 뒤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스노덴은 "언론 자유와 정치적 반대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폭로 장소로 홍콩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홍콩이 전 세계에서 미국 정부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홍콩의 호텔방에서도 누군가 자신을 염탐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극도로 조심을 했다. 도청을 막기 위해 호텡 문을 베개로 막았으며, 노트북PC에 암호를 쳐 넣을 때는 붉은 수건으로 가리기도 했다. 누군가 몰래 카메라고 촬영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관련 사실을 폭로하고 난 뒤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계속 주시했다.
스노덴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 굉장히 불안정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자신을 추방할 수도 있으며, 중국 쪽에서 정보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신을 데려갈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뒤 내가 '스파이법'을 위반하고 적국을 도왔다는 혐의를 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스노든은 "유일한 걱정거리는 이번 사건으로 우리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점"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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