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매분기 사상최대 실적에 때 맞춰 나오는 두둑한 성과급까지. 주머니 사정따라 천차만별인 휴가철이나 연말이면 더욱 부러움과 시샘을 함께 받는 삼성맨들이지만 요즘 여름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초동 삼성 본사. 이른 더위에 폭염, 전력대란까지 겹치면서 실내온도 28도에 맞춰진 사무실 실제 온도는 30도를 넘기 일쑤. 밖이 더 시원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푹푹 찐다.
반팔 차림에 연신 부채질도 해보지만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땀을 식히기는 역부족. 회사에서 준다던 개인용 선풍기 지급까지 미뤄져 말 그대로 휴가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 A과장. 일찌감치 올 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잡아놨지만 정작 휴가일이 다가오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려운 경기에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여기저기 국내여행으로 돌리는 경우가 심심찮기 때문. 먼저 휴가를 떠났던 B부장, C임원은 올해 휴가를 모두 제주도와 강원도에서 보냈다.
회사 방침따라 금연에 절주, 초 고강도 절전에 휴가 계획까지 다시 짜려니 A과장의 올 여름은 너무 덥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삼성 사내 매체인 미디어삼성에는 혹서기 대처법을 비롯해 휴가철 이용할 만한 국내 유명 맛집이나 휴향지, 숙소에 관한 정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무더위, 열대야로 입맛 잃고 잠못 이루는 이들을 위한 자신만의 야식 등 비법을 공개한 푸드 레시피 정보가 단연 인기다.
실제로 최근 삼성 사내게시판 싱글의 '나도 한 마디' 코너를 통해 진행된 임직원들만의 푸드 레시피 접수에는 최근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은 '짜파구리' '골빔면' '너볶이' '짜계밥' 이상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쇄도하고 있다.
이 중 추천수가 가장 많았던 레시피는 삼성디스플레이 이정만 사원이 추천한 '컵라면 카르보나라'.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꼬들꼬들하게 익힌 뒤, 물은 버리고 치즈를 넣어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돌리면 된다.
이들 인기 레시피가 공개되자 댓글에 너도나도 자신만의 레시피를 잇달아 공개하는 등 반응도 폭발적이다. 무더운 여름, 또 다른 신풍속도인 셈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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