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0.30 재·보궐 선거는 전국 단 두 곳에서 치러지는 '초미니' 선거지만,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쏠린 관심은 뜨겁다.
친박계 핵심이자 6선의 '정치 거물'인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와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터를 닦은 민주당 오일용 후보가 맞붙었기 때문이다.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23일, 서 후보와 오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사무소 인근은 한산한 가운데서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이 '금배지'를 향한 양측의 치열한 경쟁을 그대로 전하는 듯 했다.
화성갑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현재까지 판세는 서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오 후보가 뒤를 쫓는 구도다. 이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뜨겁다. 오 후보 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 후보 측은 '변화 없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 후보가 서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며 "최근 10%대로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을 계기로 뒤집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반면 서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방법의 차이일 뿐 별다른 변동은 없다"며 여전히 서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봉담읍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여기는 원래 새누리당이 센 곳"이라며 "아무래도 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60대 남성은 "서 후보가 국회의원도 오래 해서 경험도 많고, 대통령과도 친하지 않느냐. 서 후보가 (당선) 되면 살기가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향남읍 아파트단지 내에서 만난 부녀는 서로 다른 성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60대인 아버지는 자신을 서 후보 지지자라고 밝히며 "지역이 발전하려면 서 후보가 돼야 한다. 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30대인 딸은 "아버지만 그렇다. 나는 2번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담읍사무소 인근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외지 사람이 왜 여기 와서 국회의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서 나온거지…"라며 서 후보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잡화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여성은 "개인적으로 비리 있는 사람은 싫다"며 우회적으로 오 후보 지지 의사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오 후보를 총력 지원하고 있는 만큼 조직표가 움직이면 서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오 후보는 고(故) 고희선 전 의원에게 득표율 4.94%포인트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 손학규·문희상·정세균 상임고문, 전병헌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연일 화성을 찾아 오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불거진 국정원·군 댓글 의혹 사건, 기초연금 공약 수정 논란 등 중앙 정치권의 이슈가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 후보 측도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자물쇠를 걸어 잠궈서라도 이 지역을 단단히 지키겠다는 심산이다.
화성갑 지역을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선거운동을 펴는 한편, 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서청원, 오일용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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