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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뒤흔드는 핀치 투 줌, 어떤 특허?


스크롤 위한 API…"손가락으로 화면 확대" 기능에 적용

[김익현기자] ‘핀치 투 줌’이 삼성과 애플을 울리고 웃기고 있다.

이 특허권은 지난 해 8월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패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애플의 핵심 무기. 하지만 이번엔 삼성이 바로 그 특허권을 이유로 재판 중단을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핀치 투 줌’으로 통칭되는 915 특허권의 정식 명칭은 ‘스크롤 작동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다. 애플은 지난 2007년 1월 7일 이 특허권을 출원했으며, 3년 10개월 뒤인 2010년 11월 30일 특허권을 취득했다.

◆청구 범위 21개…청구번호 8번이 특히 이슈

청구범위 8번은 이 특허권이 “실행가능한 프로그램 명령어를 저장하고 있으며,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저장 장치”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 장치가 실행될 경우엔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부터 설명하는 부분이 바로 핀치 투 줌 기능이다. 즉 터치 기능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디스플레이에 데이터 처리 장치를 결합해 각종 입력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손가락으로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화면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애플은 이 특허권을 앞세워 안드로이드 진영을 무차별 공격했다. 애플은 지난 해 8월 소송 당시 핀치 투 줌 특허권 위반을 이유로 삼성 단말기 한 대당 3.10달러를 요구했다.

반면 바운스백을 비롯한 다른 소프트웨어 특허권 두 건의 요구 금액이 대당 2.02달러였다. 그만큼 애플이 애지중지하는 특허권인 셈이다.

삼성에겐 눈엣 가시나 다름 없던 핀치 투 줌은 지난 해 말부터 법적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 특허청이 연이어 무효 판결을 한 때문이다.

◆미국 특허청, '선행 기술' 이유로 두 차례 무효 판결

지난 해 12월 미국 특허청은 핀치 투 줌 특허권에 대해 ▲선행 기술 존재와 ▲명확성 부족이란 두 가지 이유로 잠정 무효 판결했다. 당시 미국 특허청은 대니얼 힐스 등 두 명이 지난 2005년 출원한 멀티터치 관련 특허권(특허번호 242)에 주목했다.

이 특허권은 터치 방식으로 여러 이미지들을 통합하고 배치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대니얼 힐스 등은 2005년 출원한 뒤 2010년 5월25일 특허권을 취득했다. 반면 애플이 핀치 투 줌 특허권을 취득한 것은 2010년 11월30일이다.

미국 특허청은 이 외에도 일본에서 2000년 출원된 특허권과 1991년 딘 해리스 루바인이 카네기 멜론대학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동작 자동인식(The Automatic Recognition of Gestures)'이란 논문 역시 핀치 투 줌 특허권의 선행 기술로 인정했다.

물론 핀치 투 줌은 아직까지는 최종적으로 무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애플이 특허청의 무효 판결에 대해 소명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칠 경우 최종적으로 무효 판결이 나려면 3, 4년 정도는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특허청이 ‘명확성 부족’이란 추상적인 이유 뿐 아니라 ‘선행 기술 존재’란 구체적인 증거까지 제시했기 때문에 소명 과정을 통해 애플이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될 경우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앓던 이를 시원하게 빼버릴 수 있게 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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