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퇴, 與 내에서도 '당혹'-'불가피' 교차

[윤미숙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황우여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총리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실종자 수색과 이번 사고의 문제점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이 시기 상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내각의 총책임자로서 불가피하고도 당연한 선택"이라면서도 "지금은 누가 뭐래도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다. 온 국민을 슬픔으로 몰고 간 사고를 책임지는 내각의 수장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사고 수습이 최우선인데 느닷없이 총리가 사퇴하니 참 당황스럽다"며 "책임지는 것은 마땅하지만 시점은 아니었다. 먼저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또 "총리 사퇴 파문으로 진도 현장의 구조와 수색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면서 "이 시각 국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책임지고 나가는 게 아니라 하루빨리 실종자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만큼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책임져야 할 사안이지만, 지금은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