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반도체 보상 협상 본격 시작

[김현주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보상과 관련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이달 초 삼성 측이 공식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약속한 뒤 처음으로 양측이 얼굴을 맞대고 한 자리에 앉은 것이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에 들어갔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5개월여간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2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만나 협상을 시작했다.

이날 자리에 삼성전자 측에서는 커뮤니케이션팀 이인용 사장, 백수현 전무 등이,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아버지)씨와 반올림 활동가 임자운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건설회관에 들어선 이인용 사장은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반올림 대표자로 나선 황상기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대화하느냐에 달렸다"라며 "한쪽에서 대화를 한다고 하면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결국 진정성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상안에 대한 협상만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노동 조합 문제 등 노동 문제 전반을 함께 건드릴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딸이 백혈병 걸렸을 때 삼성에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어느 누구하나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고 치료비를 챙겨주거나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진정한 교섭을 하려면 노동조합 문제부터 피해자 문제까지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