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가전업계가 탄산수 삼매경에 빠졌다.
가전 업체는 탄산 가스 실린더를 탑재한 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해 탄산수를 집에서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 성능이나 크기만으로는 차별성이 부족하고, 국내 탄산수 수요가 증가하자 가전 업체들든 앞다퉈 탄산수 가전을 출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1위 업체 코웨이는 이달 내 '스파클링 정수기'를 출시한다.
코웨이는 정수기에 탄산 가스 실린더를 장착해 냉수·정수·탄산수가 나오는 정수기를 판매한다. 신제품은 도어방식의 디자인을 적용해 실린더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니즈, 특히 국내 20~30대 여성들의 탄산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수기와 탄산수 제조기를 접목한 탄산수 정수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습기 1위 위닉스는 지난달 '소다스프레스'라는 탄산수 정수기를 100만원대에 출시했다. 소다스프레스도 탄산수와 정수를 제공한다.
위닉스는 제습기·에어워셔 등 공기가전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정수기는 6%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습기 외에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점, 탄산수가 유럽·미국에서 호응이 높다는 점에서 탄산수 정수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수기 수출업체인 영원코퍼레이션도 지난달 '영원 스파클링 냉온정수기'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에 탄산수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를 출시했다. 올해는 스파클링 워터 디스펜서(정수장치)를 셰프컬렉션·T9000 등 모델에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탄산수 제조 기능이 적용된 삼성 냉장고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수익성 올리기 위한 고급화 전략 일환
가전업체들은 국내 탄산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탄산수 정수기나 냉장고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업계가 추산하는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0년 75억원에 불과했던 게 매년 30~40%씩 성장, 올해 350억원으로 4년만에 5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산수 시장 규모는 5천억원대인 국내 생수 시장에 10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생활 가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전업체들에겐 새로운 마케팅 요소가 필요한 것도 최근 가전업계가 불고 있는 탄산수 바람의 한 요소로 분석된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실린더 교체·관리 서비스 등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시장은 렌탈 판매 방식으로 재편되면서 유사한 기능으로 가격과 영업 경쟁으로 치닫는 측면이 있었다"며 "후발 업체는 경쟁사들과 차별점으로 내세울 요소가, 선두 업체는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서 탄산수 정수기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나 냉장고로 탄산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탄산가스 실린더를 직접 만드는 업체의 경우 실린더 교체·관리 서비스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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