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한국거래소가 4일 고가주를 액면분할하면 주가는 오르고 거래량은 증가해 기업가치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3배 가량 큰 것은 액면분할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한국거래소가 액면가 5천원 기준 환산시 50만원 이상인 종목 31개사를 대상으로 액면분할 사례분석을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액면가가 높을수록 시가총액 비중이 컸으나 거래량은 저조하고 액면가가 낮을수록 주가와 거래량이 우세했다.
일례로 액면가 500원인 네이버는 액면가 5천원으로 환산시 주가가 750만원으로 상장 종목 가운데 가장 고가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전체 14위에 그쳤다.
또한 액면가가 높을수록 유동주식비율도 증가했지만 회전율은 낮았고, 액면가가 낮을수록 개인투자자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액면분할을 실시한 SK텔레콤과 제일기획의 경우, 액면분할 이후 주가는 오르고 거래량은 늘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액면분할 효과는 더 확실했다. 미국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90%가 주식분할 후 주가와 거래량이 호조세를 보였다. 일본도 62.5%가 주식분할 후 주가가 상승했고 전 종목 모두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의 차이도 여기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주식분할을 통한 주가관리와 배당확대로 삼성전자보다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지난 6월9일 7:1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는 각각 119만4천원, 10만5천314원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의 11.34배에 이른다. 배당수익률의 경우 애플은 2.4%이지만 삼성전자는 1%에 그쳤다.
반면에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약 175조원, 애플이 약 635조원으로 애플이 삼성에 비해 3.63배 크다.
거래소 측은 "일부 기업들은 주주수 확대에 따른 주권행사 압력을 우려하지만, 액면분할이 주가와 거래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이로 인해 기업가치 증대가 가능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고가주에 대한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당촉진 정책을 실시할 경우 가계소득 증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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