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이른바 '4배 빠른 LTE' 최초 상용화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이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발끈하며 '최초'가 아니라는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통사들의 '4배 빠른 LTE' 최초 상용화 논란은 지난해말 시작됐다. 지난 12월29일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LTE'를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4배 빠른 LTE 서비스 유료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 평가단을 구성한다고 밝히고, 이 평가단 대상 서비스가 세계 최초 상용화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KT와 LG유플러스가 즉각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KT와 LG유플러스 측은 "체험단을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상용화'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SKT '최초 상용화' 광고 개시, KT·LGU+ '가처분신청'
소강상태가 되던 논란은 지난 9일, 주말을 앞두고 다시 불거졌다. SK텔레콤이 9일부터 '4배 빠른 LTE' 세계 최초 상용화편 TV CF에 나섰기 때문. SK텔레콤은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가 발간하는 LTE 관련 보고서에 자신들이 세계 최초 상용 서비스로 게재됐다며 이를 근거로 CF를 시작했다.
하지만 KT 관계자는 "사전 체험용으로 수령한 '갤럭시노트4 S-LTE' 단말 100대는 제조사 검수가 완료되지 않았은 '체험단용'이기 때문에 상용화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통상적으로 ▲제조사 및 이통사의 단말 테스트 완료 ▲공식 출고가 책정 ▲일반 매장에서 단말기 구매가능 등의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면서 SK텔레콤의 서비스는 이같은 조건에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법원에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에 대한 광고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갖춘 상태에서 출고가와 지원금을 공시하고 고객에게 판매한 서비스로, 고객은 유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논란은 경쟁사의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타이틀에만 매달리는 볼썽사나운 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개발이 촉진되고 상호 경쟁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 이통사들의 '최초' 경쟁은 노력에 대한 의미있는 성과이기 보다 '타이틀'을 놓고 싸우는 '이전투구'로 비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네트워크 경쟁만 되돌아보더라도 LTE-A나 광대역 LTE, 광대역 LTE-A 등 새로운 '광폭 네트워크' 도입시 우리 이통3사들은 세계 최초라는 이름앞에 옥신각신 싸우기는데 급급한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4배 빠른 LTE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단말을 구매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본다면 '세계 최초 만들기' 싸움에 이통3사가 불필요한 기싸움만 반복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억지스러운 세계 최초 서비스 홍보나 소모적인 흠집내기 경쟁 모두 소비자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힘들다"며 "더 좋은 서비스, 더 나은 요금제로 본원적인 경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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