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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중심에 국민연금 있다


구체적 언급 피하며 "기업가치 제고 위해 결정할 것"

[문영수기자]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대표 박지원)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분쟁이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최대주주 넥슨그룹과 9.98% 지분을 가진 김택진 대표간 지분 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임에 따라 엔씨 지분 6.88%를 보유한 대주주 국민연금이 향후 두 회사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 8.93%는 의결권이 없어 이번 분쟁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3자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우호 세력을 만드는 방법도 있으나 수천억 원에 이를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할 '큰손'이 없고 자칫 또 다른 '내부의 적'을 만들 여지가 높아 엔씨소프트가 이를 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국민연금의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측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국민연금의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s, FI)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무적 투자자란 사업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로 배당금의 형태로 수익을 취하는 곳을 가리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엔씨소프트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라는 입장"이라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의결권 행사를 포함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향배도 중요하지만 주가 등 수익성 제고에 더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해 국민연금이 행사한 의결권은 2천775건이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중심의 현 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인 만큼 국민연금을 포함한 다양한 지분률 확대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현재 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세히 언급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7일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면서 그동안 '일촉즉발' 긴장 관계를 유지해오던 넥슨·엔씨소프트간 대립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최대 주주임에도 그동안 엔씨소프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이날 공시를 통해 향후 달라진 행보를 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해 10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0.4%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불거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결국 현실화됐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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