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여야 원내지도부, '이완구' 회동

[조석근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를 놓고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만났지만, 전혀 다른 입장만 보였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처리가 미뤄질 경우 정부여당이 받을 수 있는 상처를 고려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당 단독 처리에 반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의 합의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장은 "여당인 새누리당은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다각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청문절차를 다 밟았으니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에서 전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는 12일 표결 방침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전 의원이 표결에 참여하는 방식의 양보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각당 원내대표는 물론 다른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장님께 여야가 합의한 대로 국회에서 표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러 왔다"며 "시간이 늦어진다고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여야의 약속대로 표결해야 한다. 2시에 해달라"고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야가 차이가 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야가 논의해 절차까지 합의하는 것이 좋다"며 "무책임하게 시간을 끌어 정략에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강행처리는 국민들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데 절차적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며 "여야가 청문회 결과 보고서 채택에 있어서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를 만들고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서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표결해 결과에 따르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되기를 의장으로서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이 서로 다른 입장 속에서 정 의장과 양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여야의 의원총회 이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절차에 대한 막판 논의에 다시 들어간다. 양당의 이견차가 커서 합의는 쉽지 않은 가운데 정 의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이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