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새정치, 대통령·與에 연일 '규탄'

[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새누리당의 재의결 포기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규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 의원총회와 규탄대회를 통해 강하게 반발한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에도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통해 비판을 이어갔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메르스에 뺨 맞고 국회에 화풀이하는 적반하장"이라며 "메르스 대응 부실과 무능으로 국민에 백번 사과해도 모자랄 대통령이 사과는 안하고 국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힐난했다.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봉건시대 여왕으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입법부는 행정부를 보좌하는 산하기관이 아니다. 정부 지지율 하락을 정당과 입법에 대한 호통과 겁박으로 해결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지난 대선에서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던 대통령이 국민 불행의 중심에 있다"며 "위헌적이지 않은 국회법을 무기로 여당을 제압하고 국회 해산을 요구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진 의원들도 힘을 보탰다. 정세균 의원은 "정치가 선진화돼야 할 시점인데 대통령은 품격의 정치 대신 감정의 정치를 펼치고, 집권 여당도 중심을 못잡는 것 같다"며 "어제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를 듣고 아직도 우리의 집권여당이 이런 수준인가 생각했다"고 힐난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말했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에 봉사하는 정치를 해야지 대통령에 보은하고 신의를 지키는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의 도움을 받았어도 그것은 사인 관계인데 국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 어느 시대에 있음직한 일인지 상상을 못하겠다"고 공격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 역시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에 부치지 않고 서랍에 넣어 자동폐기시키는 것은 살아있는 헌법을 사도세자처럼 뒤주에 넣어 질식 시키는 것"이라며 "사도세자 헌법 만들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의원은 "국민이 정치 지도자들 막말에 많은 우려를 표했는데 어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내용은 막말 정도가 지나치다"며 "배신 정치, 꼼수 정치, 패권 정치라는 말을 어떻게 삼권분립된 국회를 향해 쓰나. 이것은 대통령이 국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