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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라는데 체감물가는 높은 이유는?


내린 가격보다 오른 가격 더 잘 기억하는 심리 영향 커

[이혜경기자] 소비자물가가 낮은 수준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일상에서 체감물가가 높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가격 상승엔 민감하고 가격 하락에는 둔감한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인플레이션보고서 2015년 7월호'에 기재한 '체감물가와 공식물가 상승률간 괴리요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2012년 하반기 이후 1% 내외의 낮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나타난 일반인의 물가인식을 보면 2015년 6월 현재 2.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가 공식물가 상승률과 큰 폭의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가격 상승에는 민감하고 가격 하락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가격인식의 비대칭적 성향에 크게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가격의 상승/하락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한 체감물가지수를 한은이 작업해본 결과, 체감물가 상승률이 기존 서베이 방식의 물가인식에 근접하면서 양자간 괴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어 "물가인식에 영향을 주는 심리행태적 요인 외에도, 소비패턴의 차이로 인해 개별 가구가 경험하는 실제물가 상승률과 공식물가 상승률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개별 가구의 소비품목, 품목별 지출비중 등 소비패턴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초 담뱃값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p 높이는 데 기여했으나 각 가구별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흡연 여부 및 흡연량에 따라 크게 상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구별·지역별 소비패턴 차이도 체감물가에 영향

소비패턴에 따른 물가상승률의 차이는 지역별 소비자물가 상승률 차이에서도 나타난다고 풀이했다. 통계청이 16개 시도별로 작성하는 지역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2013년 이후 대체로 서울지역의 상승률이 가장 높고 강원도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고 한은은 전했다.

지역별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차별화되는 이유는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이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013년 이후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약세로 인해 해당 품목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강원도의 물가상승률은 낮았다. 반면 서울의 경우 농산물 및 석유류 소비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은 대신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집세에 대한 지출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아 서울지역의 물가상승률이 여타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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