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프로 게이머들이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실력 대결을 벌이는 e스포츠가 게임의 인기를 견인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작 게임을 선보인 게임사들 역시 시선몰이를 위해 e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PC방 종합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블레이드앤소울이 달성한 최고 기록이다. 16일 PC방 사용 시간도 16만7천324시간을 기록하며 13만 시간 대를 기록한 이전 주말기간 보다 높은 수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블레이드앤소울의 PC방 이용이 급증한 것은 e스포츠 대회인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시즌2'결승전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시즌2에서는 게임 내 신규 이용자간 대결(PvP) 콘텐츠인 '태그 매치'를 활용한 이벤트 경기를 비롯해 '린검사' 권혁우가 '암살자' 박진유를 4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회사 측은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시즌2와 이날 신규 클래스의 정보가 공개되면서 블레이드앤소울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e스포츠에 힘입어 게임 이용량이 증가한 사례는 블레이드앤소울 뿐 만이 아니다. 국내 1위 온라인 게임의 입지를 다진 '리그오브레전드'의 흥행 원동력에는 탄탄한 e스포츠 저변이 자리잡고 있다.
일례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로 PC방 이용량이 급감했던 지난 6월 리그오브레전드는 홀로 40%가 넘는 PC방 점유율을 이어갔다. 이는 '201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서머'와 같은 e스포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회사 측은 "프로 리그와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등이 시너지를 일으켜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출시한 실시간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지금까지도 PC방 종합 순위 5위를 기록하는 '현역 게임'으로 남을 수 있었던 배경 역시 e스포츠의 활약이 컸다.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의 재미를 알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는 임요환, 홍진호 등 유명 프로게이머를 양산할 정도였다.
이처럼 e스포츠와 게임 흥행의 상관 관계를 주목한 게임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자사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를 추진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 온라인 게임 e스포츠 리그를 열고 있는 넥슨은 '광개토태왕', '마비노기 듀얼'과 같은 모바일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을 출시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역시 게임 최강자를 가리는 '히어로즈오브더스톰 슈퍼리그'를 지난 9일 부산 해운대에서 개최했다. 두 달간의 열전을 거쳐 오는 10월 3일 결승전이 열리는 대회다.
블리자드코리아 류진 팀장은 "e스포츠는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보는 이용자들에게 '나도 저렇게 플레이하고 싶다'는 자극을 준다"며 "이용자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e스포츠를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e스포츠 종목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화에 따른 마케팅 수혜를 모든 게임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일정 수준 흥행이 이뤄진 게임이어야 e스포츠를 통한 흥행 장기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국장은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가 흥행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진행하는 e스포츠는 지양해야 하며, 단순 프로모션이 아닌 안정적 e스포츠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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