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집중 교섭을 벌이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결국 입장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노조가 부분 파업을 선언하면서 현대차는 '4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노사는 지난 21일과 22일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사측이 단체교섭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며 이날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3시30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2015년 단체교섭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파업은 이날 주야 4시간, 24일 주야 6시간, 25일 주간 6시간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의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안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노조 측은 2교대 전환수당과 연월차 수당 담보없이는 통상임금 논의를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 사측이 결국 파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책임 돌리기에 나섰다.
회사측은 최근 집중 교섭에서 상여금 750%에서 귀향비와 휴가비 전환금액 410만원을 제외한 전액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안을 제시했고, 임금인상방식도 기존 5:5 비율을 6:4비율로 조정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더해 2교대 전환수당과 연월차 수당을 요구했고, 회사는 수용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일방적인 임금피크제가 아니라 조합원의 소득공백기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논의하는 것이 청년실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와 조합원 모두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단체교섭이 파국으로 이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조는 부분 파업을 진행한 뒤 내달 1일 오후 2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투쟁 계획을 포함한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차 효과' 기대 속 파업 장기화 우려도
현대차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불발되면서 파업 장기화로 인한 매출 손실도 우려된다.
하반기 출시된 쏘나타와 신형 아반떼 등의 선전으로 '신차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수백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출시된 쏘나타는 한 달만에 7천대 가까이 팔렸고, 이달 출시된 신형 아반떼는 초기 사전계약 물량이 일 평균 650여대에 이를 만큼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공급 물량이 적기에 생산되지 못할 경우 매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을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추석이 지나면 협상이 재개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규모가 커지고 시기가 장기화되면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에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라며 "파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제한적이고,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임금협상을 모두 파업 없이 마무리 짓는 등 경영환경 악화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노조의) 파업 국면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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