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27일 HMC투자증권이 지난 26일까지 발표된 60여개 기업들의 3분기 잠정 실적을 중간 점검해 본 결과, 어닝 쇼크(실적 급감)와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증) 등 극단값을 제외하면 증권사들의 전망수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수출기업에서는 환율효과로 실적 호조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중간분석은 이미 발표된 기업들의 영업이익 잠정치 합산이 한 분기 영업이익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5조원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해 실시했다.
HMC투자증권의 변준호 애널리스트가 지난 15일 기준의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실적 예상치 평균)로 비교 가능한 43개사의 영업이익을 살펴본 결과, 예상치 대비 7.5%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실적 쇼크를 낸 삼성엔지니어링 및 현대중공업 등 3개 기업을 제외한 40개 기업을 놓고 보면 오히려 예상보다 2.3% 상회한 성적으로 분석됐다.
◆연간 영업이익 두 자릿 수 증가 나타날 전망
작년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24% 급증한 수치가 나왔다. 이는 당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에서 어닝 쇼크가 나온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기여분 3조2천억원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4%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변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에도 이미 1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던 만큼 올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는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시가총액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초대형주와 소형주가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단, 극단값 제외).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인 10개 종목은 컨센서스 대비 3.9% 영업이익이 좋게 나타났다. 또 시가총액 2조원 이하인 17개 종목도 컨센서스에 비해 13.6%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에 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된 시가총액 2조~10조원인 13개 종목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5.6% 낮았다.
변 애널리스트는 "아직 비교 가능 기업이 많지는 않았으나 환율 효과에 따른 대형 수출 기업들과 제약주를 중심으로 한 소형주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특징을 전했다.
적은 종목수임을 감안해 수출과 내수로만 나눠 업종별 실적을 살펴본 결과에서는 수출과 내수의 격차 쏠림 현상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 관련 업종 32개 종목은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8.9% 낮았고, 내수 관련 11개 종목은 1.9% 높게 나타났다는 것. 하지만 극단값을 제외하고 보기 위해 두 그룹의 종목별 상회율의 중간값을 보면 오히려 수출 관련 업종이 2.8% 높게 나타나 내수 관련 업종 0.1%보다 양호했다는 설명이다.
◆업종별 동조화 약하고 종목별 차별화 커
아울러 같은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 실적 결과의 차별화가 크게 나타나 업종별 동조화 현상이 미흡한 것으로 풀이됐다. 변 애널리스트는 "IT, 자동차, 자동차 부품, 화학, 정유, 건설, 은행 등 각각의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로 예상 대비 실적의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며 "업종별 실적 동조화보다는 개별 종목별로 실적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변 애널리스트는 향후 환율 효과의 지속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을 시사해 달러가 단기 강세를 보이고, 중국의 금리 인하로 전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점 등으로 미뤄 앞으로 달러 강세가 재현되며 4분기에도 대형 수출주들이 환율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CB의 12월 추가 양적 완화 시사, 중국의 금리 인하에 이어 일본에 대해서도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의 정책 대응의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들 주요국들의 추가 부양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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