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연말 인사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올해 경영권 분쟁, 면세점 유치전 등 다양한 이슈로 이목을 끌었던 유통업계도 이달 말부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특히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일가의 다툼이 이어지면서 신동빈 회장 체제를 공고히 할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와 신세계는 면세점 입찰 결과에 따라 인사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인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다음달 초·중순께 2016년도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12월 초·중순께로 임원 인사를 다소 앞당길 계획. 통상 1월 말쯤 발표했으나 지난해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처음으로 인사를 12월 말로 앞당긴 바 있다.
올해 역시 경영권 분쟁 등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인사 시기를 지난해보다 더 이른 12월 초·중순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어서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로격인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을 비롯해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이영호 롯데푸드 사장 등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만 10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앞장서 사태 진압에 나섰던 만큼 연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사장) 등은 신 회장 체제 강화와 맞물려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와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지난 2012년부터 4년째 롯데홈쇼핑을 이끄는 강현구 대표 등의 거취는 관심사다. 또 오는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결과에 따라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과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의 자리 변화도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여성 인력을 중요하게 여겼던 만큼 올해도 여성 임원인사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4명의 신임 여성임원을 발탁한 데 이어 지난 3월 신 회장이 간담회에서 여성임원 비율을 30%까지 높일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이번에도 큰 폭의 여성 임원인사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변화보다 조직안정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신 회장 체제 강화와 더불어 옥석을 가리기 위한 상징적인 인사단행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통상 12월 1일자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신세계그룹은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역시 이번 임원인사의 최대 변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결과. 이에 따른 인사폭 변화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세계는 지난 7월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데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신세계에서는 장재영 신세계 대표와 김해성 경영전략실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도 12월 초·중순쯤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김영태 사장과 이동호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연임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저성장, 실적 악화 등의 영향 때문에 임원 축소 방향으로 임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일선 전면에 나서거나 복귀한 오너들의 체제 강화도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좀 더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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