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개성공단 현금 핵개발 전용, 자료는 없다"

[윤미숙기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을 것이라는 의혹과 관련, "근거 자료를 공개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자신이 전날 KBS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입장을 밝혔다.

당시 홍 장관은 "북한에선 당·정·군이 외화를 벌어들이면 당 서기실 또는 39호실로 이관·보관되며 이런 돈은 핵·미사일 개발이나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등은 현금으로 지급되고, 이중 70%가 서기실 등으로 전해져 쓰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장관은 "사안의 엄중성을 감안해 제가 알고 있고 염두에 뒀던 모든 내용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말한 건 우려이고, 그 우려가 막연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것을 빨리 밝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여러 가지 정보자료여서 국민에 자료를 공개하는 건 어렵다'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선 "제가 '자료'라고 이야기해 돈이 들어간 근거 자료나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도 있다"며 "그것은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그런(근거 자료가 있다는) 취지로 한 이야기가 아닌데 해명이 빨리 나오지 않다 보니 근거 자료가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며 "제가 근거 자료를 공개한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경원 외통위원장이 '근거 자료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는 취지냐'고 거듭 묻자 홍 장관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사안의 엄중성을 감안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한 말인데 그 과정에서 진의가 잘못 알려지고 설명이 충분하지 못한 점이 있어 오해와 논란을 불러온 점은 국민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여야 외통위원들은 "지금 말한 대로 명확한 증거 없이 우려를 표한 것이라면 주무장관으로서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정병국 의원), "특별한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정리해야 한다"(심재권 의원)고 홍 장관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