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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막말 파문, 친박·비박 갈등 폭발


서청원 "공작도 아니고…" vs 이재오 "공천 개입 여부 밝혀야"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막말과 함께 김무성 대표를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고 한 녹취록이 공개돼 여당이 파문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설, 여론조사·공천 배제 문건 유출 등으로 뒤숭숭한 새누리당에 또 한 번 메가톤급 악재가 터진 것이다. 이미 임계점에 달한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도 폭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비박계는 윤 의원에게 정계 은퇴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친박계는 윤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전화통화 내용을 녹취해 언론에 공개한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회의를 주재한 김 대표는 입을 굳게 닫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를 각각 대표하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이재오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서 최고위원은 "총선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김 대표에 대한 그런 발언은 잘못된 것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당원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 최고위원은 "세상이 흉악해졌다. 사적인 발언을 한 것도 문제지만 사적으로 통화한 것을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이 됐으니 누구를 믿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사건이 특정 인물에 의한 '정치 공작'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서 최고위원은 "공작도 아니고 그런 일은 앞으로 벌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 의원은 "서 최고위원 말대로 사적인 말이지만 문제는 대화의 내용"이라며 "아무리 실세라고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의원은 "(윤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일개 정치권과 관계 없는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일이 없다"면서 "비박계를 다 죽일 만한 사람, 공관위원들이나 공관위원들에게 오더할 사람에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군지, 공천에 개입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밝혀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공관위가 권위와 신뢰를 가지고 깨끗하게 (공천) 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비박계인 홍문표 제2사무부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의원의 막말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것이고 당원들에게 죄송할 뿐"이라며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의원은 현역 의원 40여명 살생부설이 돈 지난달 27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리려 한 거여"라고 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녹음파일로 언론에 공개되자 "취중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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