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아이폰의 거침 없는 질주 행진이 올해는 멈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는 가운데서도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처럼 판매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2억3천120만대로 전년대비 0.1%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애플이 지난 2015년 2억3천150만대 아이폰을 판매해 2014년에 비해 판매량이 20%나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전년대비 5.7% 증가한 15억1천900만대로 예상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증가폭이 시장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천하의 애플마저 성장 절벽을 만났다. 애플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하며 분기마다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지만 앞으로는 이를 장담하기가 어려워졌다.
IDC는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지난 2014년 663달러, 2015년 713달러라고 추정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3배 수준이다.
IDC는 "애플이 지난해까지 ASP면에서 압도적인 수익성을 자랑했다"면서도 "올해는 이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애플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실적 하락에 관한 전망치를 내놓은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애플도 자존심을 버리고 기존 신제품보다 저렴한 '보급형' 아이폰 카드를 꺼내들 계획이다.
애플은 이달 말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개최할 전망인데 이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은 매년 9월경 아이폰 신제품을 한 번만 선보였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4인치 아이폰, 하반기에 '아이폰7'까지 두 번이나 새로운 아이폰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2014년부터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4인치와 5인치대 플러스(+)모델이 함께 공개되고 있지만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한다는 것은 애플로서는 '파격'에 가깝다.
애플이 공개할 신제품으로 예상되는 아이폰5SE(가칭)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S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가격은 낮춘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아이폰6S 절반 수준인 40~50만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팀 쿡 CEO가 대화면 아이폰을 꺼내면서 안드로이드 시장을 뺏기도 했지만 이후 '넥스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보급형 아이폰이나 새로운 애플워치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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