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화(commodity)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죠. 고객에게 다가가기도 힘들었고 당연히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사용하면서 변화할 수 있었어요."
마이클 최 한국CA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로레알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성공사례로 들며 "디지털 전환은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당위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로레알은 미용실, 편의점 등에서 제품을 파는 전통적인 사업 모델로 돈을 벌었다. 이런 사업 모델이 보편화되자 고객이 누군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위기를 맞았다. 이때 로레알은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 디지털 전환은 앱을 개발하고, SW를 통해 스스로를 탈바꿈한다는 개념이다.
"로레알은 앱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디지털로 자신의 얼굴에 화장을 해보는 효과를 줬습니다. 마음에 들면 바로 주문도 할 수 있게 했고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사업 모델을 바꾼 사례입니다."
나이키도 마찬가지다. "나이키는 5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꾀했습니다. 앱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자신의 발과 취향에 맞는 신발을 주문할 수 있게 했어요. 나이키는 고객들의 데이터, 특히 발과 관련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게 됐죠. 나이키는 단순한 운동화 회사가 아니라 건강(fitness) 서비스 회사가 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는 앱 경제 하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버, 카카오 같은 신생기업이 등장해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유다.
특히 그는 이런 디지털 전환을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기업이 API를 만들어 개방하면 누구나 접근해 더 많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버스정보 앱이 각 지자체가 개방한 API를 통해 개발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그는 "CA테크놀로지스는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능력을 키우고 앱 경제를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CA테크놀로지스는 API 관리 SW를 제공하는 회사다. 삼성전자도 보안 솔루션 '녹스' 사업에 이 회사의 API 관리 솔루션을 쓴다.
다만 아직까지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기업이 적은 이유는 보안 문제 탓이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앱 중심 기업으로 디지털 전환을 한다는 것은 개방된 기업 환경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내부 고객의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어떻게 데이터를 보호하고 접근을 통제해야 할 지에 대한 문제죠."
"CA테크놀로지는 IT 부서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IT 부서가 기존 전통적 인프라를 잘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는 동시에 새로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위한 디지털 IT 인프라를 갖추도록 지원해 줍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앱 경제가 서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 봤다. 앱 경제가 되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더 빨리 도입하고 반대로 클라우드를 많이 쓰면 앱 경제로 빨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앱 환경을 필요할 때 만들어 쓰고, 쓴 만큼 돈을 낸 뒤 없애버리면 그만입니다. 앱을 유연하게 썼다가 없앨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앱 경제 환경입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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