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의 질주에 밀려서는 안된다."
최근 연비 조작 행위를 시인한 미쓰비시 자동차는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이같은 부정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다 결국은 연비를 조작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쓰비시의 경우 지난 1991년부터 26년 간 연비 조작을 해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기업의 과욕이 빚은 참사는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도 같은 이유로 행해졌다.
폭스바겐이 전 세계에서 판매한 1천100만대의 차량에 배출가스 배출량을 속이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은 마틴 빈터콘 전 CEO가 무리하게 설정한 배출가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은 배출가스 배출량을 줄이는데 기술적인 한계를 느꼈고, 이는 곧 데이터 조작이라는 꼼수로 이어졌다.
과욕이 부른 참사로 기업은 많은 것을 잃었다. 미쓰비시는 연비 조작을 시인한 이후 시가총액이 반토막으로 떨어지면서 존폐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고,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162억 유로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소비자의 신뢰를 한 순간에 잃었다.
미쓰비시와 폭스바겐 스캔들에서 보듯 급격한 양적 성장을 위한 기업의 과욕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이는 곧 소비자를 속이는 중대한 윤리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비 조작 스캔들로 인해 일부 기업이 '반사 이익'으로 상대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자동차 업계는 유탄을 피했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라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우리 기업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현재 상황에 도취해 눈과 귀를 닫고, 내부에서 들려오는 경고를 무시한 죗값은 혹독하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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