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불과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룰을 두고 계파 갈등이 다시 폭발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은 오는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의 핵심 쟁점인 지도체제 개편과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 개편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를 개정할 방침이지만, 의원총회 결론에 따라 전당대회 룰이 사실상 결정되는 셈이다.
지도체제 개편이 핵심 이슈다. 현재 집단지도체제인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를 강력한 리더십 부족으로 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로의 변경을 예고했다. 이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의결도 거쳤다.
그러나 친박 일부에서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비박계에 비해 친박계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당 지도부 구성에서 비박계가 유리한 구도를 점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친박계 일부의 집단지도체제 유지 주장에 대해 꼼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6일 의원총회에서는 상당한 계파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차기 지도부는 내년 대선후보 결정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 각 계파가 진검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일부에서는 당내 다수인 친박계가 현재의 집단형 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전국위원회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새누리당이 사실상 분당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정종섭, 유승민 겨냥 "노선 다르면 함께 할 수 없다"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은 여전히 뿌리 깊다. 복당에 성공한 유승민 의원이 비박계 차기주자로 무게중심을 잡은 가운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고, 친박계는 유 의원 등에 대해 당을 같이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체성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돌아온 유승민 의원은 현 정권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지난 3년 반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유 의원은 "정부가 약속한 것을 마무리 짓는 데 1년 반을 쓰기보다 다음 정권도 이어가기 위해 지금도 꼭 필요한 것에 집착하는 것이 좋은데 그것이 구조개혁이라면 지금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가 임기 말이라 낙관적인 생각으로 연명시키려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친박계는 유 의원에 대한 분명한 거부감을 보였다. 현 정권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친박계 정종섭 의원은 토론회에서 총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 "정당은 명확하게 동일한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정치 집단이다. 노선이 다르면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유승민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의 컷오프와 탈당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그런 사람끼리 같은 정당이라고 앉아 있어봤자 전혀 힘이 안 생긴다. 그런 집단은 정당이 아니라 하나의 이익단체에 불과하다"고 까지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 등을 함께 정당을 할 수 없는 정도로 다른 이념을 갖고 있는 인사로 규정한 것이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 혁신의 제1과제로 계파 해체를 주장했지만, 해묵은 갈등만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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