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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 1%에 '올인'…공정위 결정 뒤집힐까


'권역별 규제' 모순 집중 타깃, KT와 형평성 문제 제기될 듯

[조석근기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이들의 대응 논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경쟁제한성 심사를 통해 양측의 지분매각 등을 금지하는 의견을 내놨다. 공정위의 최종 결정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은 상황. 그러나 양사는 마지막 의견 진술을 통해 불씨를 되살려 보겠다는 각오다.

이번 M&A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공정위 '불허'판단의 근거가 됐던 권역별 규제의 헛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현행 규제와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

이에 맞서 이번 M&A의 불허 판단을 지지하는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의 맞대응도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최종 심리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등 이번 M&A 당사자는 물론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업체 관계자와 변호인이 참석, 양측의 치열한 막판 공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지막 의견진술 과정에 통신 3사 임원들과 변호사, 전문가들도 함께 배석할 것"이라며 "이번 M&A를 두고 각 사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한 치 양보없는 논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T·CJ헬로 '규제 모순'에 화력 집중할 듯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 IPTV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킬 계획이었다. 이번 M&A는 이동통신 1위와 케이블TV 1위 업체의 결합이라는 점 외에도 케이블TV와 IPTV라는 서로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간 결합이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4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에 대해 합병은 물론 주식매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심사 결과를 전달했다. 심사에 착수한 지 7개월여 만이다.

이 심사보고서 내용은 현재 비공개지만, 공정위는 양사 M&A 이후 전국 권역별 유료방송 시장 내 독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사실상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마지막 의견 진술은 이같은 권역별 규제 논리의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행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규제는 한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지 못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한 사업자가 서로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을 소유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해당 주무부처는 지난해부터 유료방송 시장에 이같은 내용의 이른바 '합산규제' 를 적용해 왔다. 과거 권역별 규제 하에서 케이블TV는 전국 78개 권역 중 3분의 1 이상 지역에서, IPTV는 권역별로 전체 가입자 3분의 1 이상을 넘을 수 없도록 한 것을 바꾼 것.

공정위가 현행 규제가 아닌 옛 기준에서 이번 M&A의 경쟁제한성을 판단한 셈이다. 더욱이 공정위는 과거 권역별 규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 와도 배치되고, 결과적으로 미래부와도 다른 잣대를 적용한 이번 불허 판단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실제로 케이블TV 업계는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공정위에 판단 기준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케이블TV협회는 "공정위가 2012년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케이블TV 지역사업권을 광역화하거나 (권역단위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며 "그런데도 이번 M&A 심사에서 경쟁제한성 판단 기준에 '권역 점유율'을 주요 요인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KT 유료방송 1위 형평성도 '쟁점'

KT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집중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IPTV 올레TV와 함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운영 중이다. 두 플랫폼을 합쳐 지난해 연말 기준 가입자 817만명(29.4%)으로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M&A 이후 신설법인이 IPTV와 케이블TV를 합쳐 가입자 718만명(25.8%)로 KT에 이은 2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상한은 33%다. 그만큼 독점 가능성은 적다는 주장이다.

유료방송 서비스와 결합상품을 통한 이른바 '지배력 전이' 문제도 쟁점.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 내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M&A 이후 결합상품을 통해 이동통신 점유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중 초고속 인터넷 기반 상품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이에 반박하고 있다. KT가 초고속 인터넷 1위 사업자로 결합상품에서도 40%가량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결합상품 시장 내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유료방송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 방안도 최종 심리에서 주요 문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케이블망 고도화와 콘텐츠 산업, 스타트업 지원 등 유료방송 분야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SK브로드밴드도 3천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같은 계획은 이번 M&A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가능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케이블TV의 역성장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방송 인프라와 콘텐츠 부문의 투자 필요성, M&A를 통한 자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 등을 적극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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