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통신업종 주식을 대거 순매수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통신업종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총 4천576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외국인이 연간 통신업종 순매수 규모가 각각 -2천947억원, -4천1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투자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20일 유안타증권의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외국인의 한국 통신업종 순매수의 배경으로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통신주들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특히 아시아권에서 중국·일본 통신주들의 부진으로 인해 우리나라 통신주들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글로벌 통신업종의 주가 흐름이 양호한데, 특히 배당 투자 매력이 높은 대만 통신업종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대만 통신회사의 경우, 현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과 실적 관점에서 뚜렷한 매력이 발견되는 상황이 아니어서 최근 주가 상승의 이유는 ‘배당 투자 매력’에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해외 통신주와의 비교 시에도 SK텔레콤의 배당수익률은 최상위권이라는 설명이다. 아시아 통신 업체와의 상대 비교를 해보면, 절대 배당수익률 수준으로는 동남아시아 통신주의 배당수익률이 높지만, 해당국가의 국채 수익률과의 스프레드로 비교했을 때의 상대 배당 수익률은 SK텔레콤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톱5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비교해봐야 환 안정성 차이에서 오는 편차를 제거하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배당성장이라는 관점에서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중국 등 주변국 통신업종의 '고통'도 한국 통신업종의 상대적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판단했다. 4G 도입에도 불구하고 중국 통신3사의 실적 성적표는 좋지 못한 상황으로, 이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당매출액(ARPU)이 하락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정부의 요금 규제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외 투자자에게는 이 부분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졌다고 최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막대한 투자 집행, 마케팅비용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용 투입에 대한 회수에 실패할 것으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통신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우려감도 높아지면서 2015년 5월 이후 중국 통신업종 주가는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통신 3사의 경우에도, 2012~2015년에 리레이팅(재평가에 따른 주가 강세)이 나타났으나, 올해 들어서는 주가 상승세가 둔화되거나(NTT 도코모, KDDI), 주가가 하락 추세(소프트뱅크)로 접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통신업종의 주가 정체 가능성은 한국 통신업종의 상대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최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실제로 해당국가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올해 들어 한국 통신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韓 통신주 여건도 좋아
최 애널리스트는 한국 통신업종에 대해 주변국 부진에 따른 상대적인 매력뿐 아니라, 한국 통신업종 자체의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5년에 나타난 이동통신 부문의 성장 둔화 문제는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주를 위협했던 알뜰폰(MVNO)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당장의 규제 위험도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단말기 유통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정됐고, 통신요금(기본료) 인하 논의도 잠잠한 상태라는 것이다. 한국 통신주 가운데 최선호주로는 SK텔레콤을 유지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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