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북한이 9일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융·외환당국이 이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북한 지역에서 규모 5.0 수준의 지진이 발생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금융·외환당국은 이날 오후 각각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북한 핵실험 관련 상황과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시장은 전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와 양적완화를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하락 출발한 뒤,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한 핵실험 가능성 등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CB 방침 발표 후 지난밤 미국, 독일, 프랑스, 유로스톡스 등 주요국 증시가 약보합세로 마감했으며, 이후 개장한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글로벌 증시 하락,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오후 2시50분 현재, 1.5%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이 1천58억원 순매도하고 있지만 북한 핵실험 가능성 보도 이후에도 이 시간까지 장초반과 크게 매도 규모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특별한 움직임이 관측되지는 않고 있다. 일본, 중국 상하이, 대만 증시는 오전에는 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1%대 약세인 대만 외에는 오히려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상하이가 강보합, 홍콩은 1%대 강세다.
서울회원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에 비해 5.4원 상승 출발한 후, 전일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다소 강화되며 이 시각 현재 전일 대비 5.9원 상승한 1098.5원을 기록중이다.
채권금리는 상승 출발한 후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으로 상승폭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후 12시30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2.3bp 오름세다.
금융위원회 측은 "오늘 주가와 환율이 다소 큰 폭 변동하고 있으나, 이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 보다는 ECB 금리동결에 대한 실망감, 차익실현 매물 등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도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외환당국은 만약을 대비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과거 북한관련 사건 발생시 금융시장 영향은 거의 없거나 발생 직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일시적·제한적이었으나, 최근 북한의 도발위협 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여전히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금융시장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관련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도 "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가 불거졌다"며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더욱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오늘부터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운영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국내외 금융, 실물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북한 핵실험은 물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대해 시나리오별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필요시 즉각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제 신용평가사, 외국인 투자자 및 주요 외신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 하는 등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투자 심리를 안정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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