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지향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공식 출범한 지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1월 4일 제네시스를 국내 첫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를 공표하는 자리에 직접 나선 정의선 부회장은 "세계적인 고급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과 혁신을 갖게 해준 제네시스를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시키며 한 차원 높은 명품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고급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1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받아든 성적표는 어떨까.
◆제네시스 브랜드, 내수 시장서 성공적 안착
일단 내수 시장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1년동안 내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출범 이후 초대형 럭셔리 세단 'EQ900'과 대형 럭셔리 세단 'G80', 그리고 이달 출시한 스포츠 세단 모델인 'G80 스포츠' 등 총 3종의 라인업을 출시했다.
EQ900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2만1천365대, 지난 7월 첫 선을 보인 G80은 넉 달 동안 1만3284대가 판매됐다.
지난달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총 판매량은 5만5천21대로, 지난해 국내 고급차 시장의 연간 판매량이 약 5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고급차 시장은 10만5천6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그 중 제네시스 브랜드는 4만9천222대로 같은 기간 58% 성장세를 보이며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분위기다.
브랜드 출범 이후 개인 고객 비중이 증가하면서 고객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EQ900와 G80는 이전 모델에 비해 각각 5.6%p, 14.1%p 개인 고객의 비중이 늘었고, 특히 G80의 경우 개인 고객의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약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출범 1년 만에 국내 고급차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내 고급차 판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전반적으로 고객의 연령 분포가 다양해졌고, 신규 고객이 증가하는 등의 고급차 시장의 저변이 확대된 것도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내수 시장 잡은 제네시스, 이제는 '글로벌'로
브랜드 출범 첫 해 내수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적을 낸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제 글로벌 고급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북미를 시작으로 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중동과 러시아로 확대됐고, 향후 유럽과 중국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G80을 시작으로 지난달 EQ900(현지명 G90)의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중동과 러시아에서는 지난 9월부터 G90 판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 이달 첫 선을 보인 G80 스포츠 모델은 내년부터 북미, 중동, 러시아 등 주요 지역에 출시된다.
제네시스 전략 담당 피츠제럴드 전무는 지난 1일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이후 동적인 아름다움과 우아한 디자인에 대해 긍정적인 리뷰를 받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 고급차 브랜드로서 이제 막 첫 발을 뗀 제네시스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내년 2월부터 LA에서 개최되는 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인 '제네시스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등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후륜 구동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오는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공개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는 연구, 디자인, 영업, 마케팅, 품질, 서비스, 구매 등 전 부문의 전담조직 체계의 지속적인 강화하고, 별도의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해 제네시스 만의 체계를 갖춰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11월부터 해외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내년 하반기 출시될 G70이 제네시스 최대 볼륨 모델로 브랜드의 빠른 안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론칭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브랜드의 정체성'"이라며 "'현대차'라는 브랜드와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충분히 분리해 이미지 희석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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