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집단 탈당을 결의한 새누리당 비박계가 신당창당 준비에 나서면서 보수세력의 치열한 재편경쟁이 시작됐다.
비박계 34명 의원은 21일 긴급회동을 갖고 오는 27일 탈당하기로 했다. 비박계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친박과 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비박계는 22일 보수신당(가칭) 창당을 위한 실무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탈당계를 일괄 제출하고 즉각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뒤이어 발기인을 모집하고 창당대회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로 신당 창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박계는 세 확장을 위해 남경필 경기지사·김용태 의원 등 탈당파와 중도성향 의원은 물론 원외인사까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패권주의를 배격하고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탈당파 및 원외인사와 신당창당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속도를 낼 경우 내년 1월 중순까지 창당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새누리당은 대선후보를 내지 못해 사실상 불임정당이 될 것"이라며 "대선 전에는 친박계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넘어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도성향 의원들도 탈당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도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세력의 연합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며 "탈당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집안 단속 나선 친박 "신당 오래 못가"
친박계는 탈당에 고심 중인 자당의원과 접촉하며 집안단속에 나섰다. 한 초선의원은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재선 의원에게 연락해 탈당의 부당함을 적극 알리고 있다"며 "탈당을 고민 중인 의원들을 붙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고 당내 상황을 설명했다.
친박계는 비박계의 탈당을 비판하며 분당 책임을 비박계에 돌리는 동시에 당 개혁 기치를 들고 나왔다. 반(反)개혁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경쟁력있는 대선후보를 만들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주류가 당을 나가서 과연 성공할지 여부는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없다"며 "신년에는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저희 당도 박근혜 정당이란 이미지를 탈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친박 중진들도 2선 후퇴를 선언했고 비박계도 당을 나가게 된 만큼 우리 당은 본격적으로 당내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의 정책노선을 재검토하고 비대위원장을 새롭게 구성해 당을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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