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우리 국회의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자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해민 의원과 통신업계는 "정당한 비용 부과"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양국간의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 표지 [사진=미국 무역대표부(USTR)]](https://image.inews24.com/v1/3d11843f7d656b.jpg)
美 USTR "한국 망사용료 법안, 반경쟁적 우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2025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국 국회에 발의된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에 대해 "일부 한국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통신사)가 콘텐츠 제공사(CP)이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 CP가 지불하는 수수료가 한국 경쟁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과점을 강화하고 콘텐츠 산업에 해를 끼칠 수 있어 반경쟁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USTR이 망 이용대가 법안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보고서는 매년 3월 전 세계 60여 개국의 통상 정책을 점검하며, 미국 기업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장애 요인을 정리해 왔다. 망 사용료 문제는 2022년부터 4년 연속으로 보고서에 포함돼왔다.
이해민 "정당한 비용 부과"…통신업계도 "역차별 해소 목적"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히 잘못된 주장"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이 의원은 "계약 당사자가 경쟁자이든 아니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비용이 발생한다면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시장의 기본 질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네이버 데이터센터 일부를 임차해 서비스를 하면서 임차료를 못 내겠다고 한다면 무임승차하도록 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도 AT&T, 버라이즌, 컴캐스트와 같은 ISP들이 자국 CP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있다"며 "우리 법의 취지는 시장의 균형을 바로잡고 공정한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도 미국 측 주장에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P가 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망 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ISP가 자체 CP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가들도 이번 망이용대가 이슈는 '빅테크 간 역차별 해소'가 핵심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가 법안 통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호 관세 부과 상황 속에서 의미 커질 수도"
다만 법안 추진이 미국과의 통상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상호 관세 부과라는 상황 때문에 USTR이 연례적으로 발간하던 보고서와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며 "정부 당국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법안 논의가 시작도 안 된 상황"이라며 "업계 의견이라든지 USTR 통상문제 등을 수렴해서 결정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망 이용대가 문제는 한국 ISP와 글로벌 CP 간 오랜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대형 콘텐츠 플랫폼의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는 막대한 망 투자 비용을 CP도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CP 측은 망 사용료 부과가 '망 중립성' 원칙에 어긋나며 이중 과금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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