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양기대 칼럼]윤석열·한덕수의 또 다른 '백일몽'


지난 11일 환한 웃음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분노와 황당함을 느끼게 했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나라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향해 단 한마디의 사과나 반성도 없었다. 오히려 "나라를 위해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막후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 전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 입구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슬로건을 인용한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쓰여진 새빨간 모자를 쓰고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용을 했다. 마치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했다. 그가 비상계엄이란 ‘망상’을 기획하고 실행했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장 국민의힘에서조차 "(윤 전 대통령이 )지금 그럴 때인가"라고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가 앞으로 한국 정치가 정상화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은 자명하다. 정치적 재기를 꿈꾸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그의 성격상 필요에 따라서는 정치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막후정치가 가동한 듯하다. 국민의힘 지도부에게는 "당을 중심으로 대선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자신과 가까운 김문수 전 장관에게는 "잘해보라"고 격려했고, 나경원 의원은 별도로 불러 대선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나경원 두 후보는 12일 정책 공조를 과시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여기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변수가 부각되고 있다. 한 대행은 보수진영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대선출마를) 고민중이다"며 여지를 남겨두었다. 친윤계(친 윤석열계)의 핵심 의원들이 연일 한 대행의 대선 차출론을 강조하며 군불을 때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김문수와 나경원, 한덕수로 이어지는 대선 후보 프로젝트가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들 두고 친한계인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거대한 음모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판을 뒤덮고 있다"며 각본을 쓴 것은 물러난 대통령과 여사의 측근들일 가능성이 있고, 감독은 친윤 지도부, 연출은 일부 찐윤 의원들, 그리고 주연은 한덕수 대행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적극적 행보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극렬 지지자 등 보수세력을 결집시켜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면서 막후정치를 이어가는 한편 내란죄 재판의 방패막이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한 대행도 정권이 교체될 경우 내란혐의 등으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윤 전 대통령이 기획한 '대선 프로젝트'에 편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윤석열 한덕수 두 사람의 이같은 정략적 행보가 국민의힘 경선을 오염시키고, 대선정국에서 나쁜 회오리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이들 두 사람은 극렬지지층을 등에 업고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한 채 새로운 정부에 저항하면서 활로를 모색하려고 애쓸 것이다. 내란을 종식시키고 나라를 정상화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이들 두 사람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착각은 불길하지만 의도대로 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런 음모적 행태를 대다수 국민이 용납할 리 없다. 불법계엄을 막고 내란종식을 이끌어낸 국민들의 역량을 봤을 때 또다시 '백일몽으로 드러날 것이다.

국민과 국회, 헌법에 의해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이 부활을 꿈꾸는 것은 내란세력 단죄가 더욱 필요함을 입증해준다. 내란죄 수사와 형사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에 대한 민심의 처벌요구가 거세지면 사법부도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덕수 대행도 윤 전 대통령 파면에 이르기까지 총리로서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그의 의도대로 정국이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한덕수 두 사람은 자중해야 한다. 내란세력을 단죄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다수 국민의 열망을 또다시 배신하는 우(愚)를 범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단단히 분발해야 한다. 압도적인 대선 승리를 해야만 내란세력의 부활을 막고, 윤석열 한덕수 두 사람의 헛된 공상을 무참히 깨부술 수 있다. 그럴려면 범 진보진영의 화합과 통합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책무가 있다. 반동세력에게 부활할 빌미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으로 임해야 한다.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기 광명시장 [사진=양기대 전 의원]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기 광명시장 [사진=양기대 전 의원]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양기대 칼럼]윤석열·한덕수의 또 다른 '백일몽'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