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주담대 급증해 소비 매년 0.4%p씩 끌어내렸다

[아이뉴스24 임우섭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 10여 년간 민간 소비를 매년 약 0.4%포인트(p)씩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의 '부동산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가계부채 급증은 민간 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0.40~0.44%p씩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 3위 수준(13.8%p)으로 상승했지만, 민간 소비 비중은 1.3%p 줄었다.

가계부채 누증의 핵심 요인은 장기 주택담보대출 확대였다. 최근 10년간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DSR)은 세계 두 번째(1.6%p)로 빠르게 늘었다. 대부분 대출 잔액 증가에서 비롯됐다.

가계부채 증가의 약 3분의 2는 주담대였다. 대출이 기존 주택 거래나 투자용 부동산 매입 등에 편중되면서 소비를 억제했다.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동산의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수익률이 장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도 가계 현금흐름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제시됐다.

주택 가격 상승이 소비를 늘리는 효과도 미미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1% 상승할 때 민간 소비는 0.02% 증가에 그쳤다. 비수도권은 실질 주택 가격이 2013년 이후 오히려 하락했다.

김찬우 한은 조사국 구조분석팀 차장은 "2013년 이후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부채가 소비를 연간 약 0.4%포인트 제약했다"며 "최근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이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