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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서 '교수'된 이세돌 "인간과 AI , 협력해야" [지금은 과학]


인간의 직관·창의력, AI의 연산·분석력 결합해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세돌 바둑 전문가(고수)가 11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인공지능(AI)의 분석력과 계산력에 인간의 창의적이고 직관적, 감정적 부분이 협력한다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바둑계의 전설인 이세돌은 지난 2월 UNIST 특임교수에 임명된 바 있다.

UNIST(총장 박종래)는 이날 공학관에서 이세돌 특임교수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가 초빙된 배경과 ‘AI 스마트 캠퍼스’ 구상을 내놓았다.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UNIST]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UNIST]

이 교수는 알파고와 대결에서 1승을 거둔 바둑계 전설이다. 지난 2월에 UNIST 특임교수로 임용된 그는 AI와 인간의 창의적 사고 융합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이세돌 교수는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맡아 격주 금요일마다 6시간씩 강단에 선다. 강의에서 학생들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보드게임 제작 수업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강의 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래 총장은 이 교수 초빙 배경에 대해 “그의 독창적 경험이 혁신을 위한 도전 정신을 캠퍼스 전역에 확산시킬 것”이라며 “AI와 바둑의 융합 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과 논리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AI 스마트 캠퍼스’ 운영 계획을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 연구, 행정 전반에 첨단 AI 기술을 접목한 국내 대학 최초의 시도다.

AI 기반 융합 교육과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울산 지역 산업체를 대상으로 실무 중심 AI 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UNIST는 AI 기반 교육 혁신을 위해 AIX 융합형 인재 양성, 연구 인프라 확충, 행정 혁신 등 다방면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AI 플랫폼 시범 구축과 활성화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AI 활용 교육과 지역 산업체 실무 중심 교육이 제공된다.

AI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강화하고 자체 AI 시스템인 소형언어모델(sLM)과 자율화 실험실(Autonomous Lab)을 개발·구축해 AI 기반 연구 환경을 확장한다.

기자회견에서 이 교수는 “AI는 바둑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알파고와 대결에서 얻은 영감을 UNIST의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들과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는 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는데 공공을 위한 AI 발전이 중요할 것”이라며 “인간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AI와 협력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UNIST가 올해 이세돌 교수와 함께 AI 스마트 캠퍼스를 실현해 울산을 AI 제조업 혁신의 허브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세돌 UNIST 특임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UNIST]
이세돌 특임교수가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UNIST]

◇다음은 이세돌 특임교수와 일문일답.

-UNIST 특임교수직을 수락한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9월 UNIST에서 강연한 적이 있다. UNIST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인연이 계기가 됐다. 이번 학기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KTX를 타고 내려와 6시간씩 강의를 한다.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도전적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UNIST 강단에서 학생들을 만난 소감과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지.

“UNIST에서 AI와 융합을 통해 바둑의 과학적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흥미롭다. 학생들에게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닌 AI와 인간의 창의적 사고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싶다.”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은 어떤 내용으로 꾸며져 있는지 알고 싶다.

“학생들이 보드게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논리적 사고와 팀워크를 키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실용적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I의 발전이 바둑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었다고 생각하나.

“AI의 발전으로 바둑의 본질은 조금 바뀌었다. 과거에는 바둑을 두는 것이 예술처럼 여겨졌다. 지금은 AI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바둑 분석이 더 과학적으로 변했다. AI는 바둑을 학습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인간만의 직관과 창의적 사고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알파고 개발자 허사비스와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AI가 바둑에 끼친 영향을 두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알파고와 대결 이후, 바둑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I와 인간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허사비스와 같이 탐구하고 싶다.”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이 AI의 분석력과 연산 능력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AI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연산 능력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수, 즉 최대의 효율을 찾아낸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바둑을 두며 때로는 창의적 방법으로 새로운 수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직관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를 둘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AI는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정확성을 가지는데 창의성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다.”

-AI가 실제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지 아니면 인간과 AI가 협력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AI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연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AI와 인간은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라고 본다. AI는 계산과 분석에서 뛰어난데 인간은 창의력과 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AI는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협력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될 것이다.”

-현재 AI가 인간 수준의 창의성을 습득했다고 보나.

“아직 AI는 창의성을 습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데 인간이 가지는 창의적 사고는 단순히 데이터를 넘어서 감정과 경험에 기반한다. AI가 이를 완전히 습득했다고 할 수 없다.”

-인간이 AI를 능가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AI는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일부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예술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경험과 감정이 예술을 만들어낸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할 수 있겠는데 인간만의 고유한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인간만이 가진 요소인 감정과 소통을 기반으로 AI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AI와 직접 대결한 경험자로서 젊은 세대에게 조언을 한다면.

“AI 시대에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점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AI와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AI는 뛰어난 부분이 있는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감성적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AI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특성을 살려서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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