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부동산 시장 온기가 번지는 서울과 달리 지방은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상승세다.
![부산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세 낙폭이 매매보다 작아 전세가율이 5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부산 이기대공원에서 바라본 해운대 일대. 2025.3.5 [사진=아이뉴스24]](https://image.inews24.com/v1/3f7c4479fc4abe.jpg)
1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전세가율은 69.24%로 2022년 11월 통계가 개편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과 비교해도 69.62%를 기록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방 광역시 중 울산이 75.56%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74.14%로 뒤이었다. 2023년 11월 이후 1년 3개월 연속 상승해 6년 5개월 전인 2018년 9월(74.20%) 수준까지 치솟았다. 대전 또한 70.79%로 70%대를 웃돌았다.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값이 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집주인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일명 '깡통전세'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전세가율 상승은 매매가격 하락세가 전셋값보다 빠르거나 전셋값이 급등할 경우 발생한다.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충분하다면 전세가격이 상승할 경우 '갭투자' 등을 목적으로 매수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며 전세가율이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침체에 빠진 지방 광역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가 짙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거래량은 6125건으로 2023년 12월 5852건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1월 7040건과 비교하면 약 13% 거래가 줄었다.
거래가 줄어든 만큼 아파트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2주(10일 기준)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부산(-0.08%)과 광주(-0.05%), 대구(-0.10%), 대전(-0.05%) 등이 하락했고 울산만 보합세를 기록했다.
그에 비해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과 비교해 낙폭이 덜했다. 3월 2주 기준 보합세를 유지했고 하락지역 또한 대구(-0.07%), 대전(-0.05%) 뿐이었다. 그 외 부산(0.03%)과 광주(0.00%), 울산(0.7%) 등은 보합 또한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은 서울과 달리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가 없는 만큼 전월세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전세가율이 상승하더라도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투자 목적 수요자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매매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세가율 상승세 속 업계에서는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올해가 지방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신규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 주택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세 낙폭이 매매보다 작아 전세가율이 5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부산 이기대공원에서 바라본 해운대 일대. 2025.3.5 [사진=아이뉴스24]](https://image.inews24.com/v1/11ed7dbe4839f2.jpg)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지방 5대 광역시 입주 물량은 4만4749가구로 지난해 6만6971가구 대비 2만2222가구(33%) 감소할 전망이다. 울산만 전년 대비 물량이 늘어나고 그 외 지역은 물량이 줄어든다. 또한 주택시장 침체에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감소세인 만큼 입주물량 감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 위원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만큼 단숨에 시장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하반기 금리가 내려가면 일부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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